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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주거복지센터]산재된 쪽방에 방역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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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20-10-27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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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쳐야 산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시작된 노숙인복지사업을 통해 쪽방의 수가 공식화되었다. 주로 밀집된 쪽방지역의 주민이 정책대상이 되었고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인천이 해당지역이 되었다. 당국은 10개 지역에 쪽방상담소를 설치해 주민의 복지서비스를 도모했다. 2017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발표에 의하면 전국 쪽방주민은 6200명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2019년 서울시 쪽방촌 거주민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시 내 쪽방밀집 5개 구역(돈의동·창신동·남대문·서울역·영등포)에 쪽방 3800여 개, 쪽방주민은 3300여 명이다. 그곳에만 쪽방이 존재할까? 아시다시피, 혹은 짐작하시다시피 아니다.

 

서울시의 경우 잘 알려진 5대 쪽방밀집지역 외에도 청량리역 근처 밀집된 형태로 쪽방이 존재했고(해당 지역은 청량리재정비촉진지구 재개발로 인하여 쪽방건물이 철거되어 그 수를 더 이상 파악하지 않고 있다), 구로구 가리봉동 역시 도시빈민과 이주노동자가 밀집한 곳을 중심으로 쪽방이 있다. 쪽방과 같은 형태가 밀집된 곳은 그나마 기초자치단체의 관심이나 외부기관의 후원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몰려있어 눈에 잘 띄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쪽방, 그곳에 방역은 없다


성북주거복지센터가 위치한 곳은 여관이나 여인숙, 고시원 등의 간판을 달지 않은 다가구주택, 상가주택 내 1~1평 반 정도 되는 단칸방에 화장실과 샤워실, 부엌을 공용으로 사용하면서 무보증 월세로 운영하는 쪽방이 산재되어 있다. 밖에서 보면 그냥 3, 4층짜리 건물 혹은 주택일 뿐이다. 건물에는 대략 적게는 6개에서 7개정도, 많게는 15개쯤 되는 방에 1개의 주방과 화장실, 샤워실이 설치되어있다. 쪽방밀집지역과 마찬가지로 일세가 가능하기도 하고 월세 수준도 유사하다. 사는 사람들 역시 여느 쪽방거주자와 마찬가지로 중고령의 단신(대부분은 남성이다)가구가 대부분이고, 건설일용직 혹은 비공식부문의 일자리를 갖고 있거나 일자리를 구하기에 벅찬 분들이 많아 기초수급가구도 적지 않다.

 

어떻게 지내셔요? 마스크는요? 소독은 어떻게...?”

 

집단 감염병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이후 식사하셨어요?’하는 안부인사 외에도 마스크 수급여부와 소독수 확보에 대한 확인을 하게 된다. 고령의 기초수급가구는 작년에 받은 황사마스크로 얼마간 버텼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부족하다.

 

마스크는 4~5일간 쓰고 있고, 아끼고... 소독은 뭐... 없어요. 가급적 옆방 사람과 가까이 안 하려고 하고... 밥도 그냥 혼자 먹지.” 건물 하나 덩그러니 있는데 옆방 사람과도 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간간이 소독이라도... 임대인에게 요청을 좀 해보시면 어떨까요?”라고 물으니, “우리끼리 조심하는 수밖에 없어요. 소독해달라고 하면 나가라고 할걸요라고 하신다.

 

영업 간판도 없는 건물에 흩어져 있다 보니 기초자치단체의 관심이 미치기 어렵다. 아예 그런 거처가 있는지 모르기도 해서 오히려 우리 센터에 물어올 때가 있다.

 

촘촘하게 접근해야

 

사람들이 모양새를 따라 불렀던 것에 기인한 이름의 쪽방은 그야말로 작고 잘게 쪼갠 거처를 말한다. 쪽방은 고시원이나 여관과 같이 간판을 달거나 영업허가를 받지 않은 거처를 가리키기도 하고, 최근 몇몇 기사에서 고시원을 현대판 쪽방으로 부르기도 하듯이 작고 잘게 쪼갠 거처의 형태 전부를 가리키기도 하는 듯하다. 결국 별반 다르지 않은 거처다.

 

국토부의 주거복지로드맵 발표 이후 서울시는 비주택 거주자의 주거상향지원사업을 시작했다. 대책 발표 당시 최저주거전선에 내몰린 주거빈곤계층이 온수는 커녕 샤워공간도 없고 햇빛도 들지 않아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데 아파트보다 높은 평당 월세를 내고 생활하고 있다비주택 거주자 주거상향사업은 주거 빈곤 고리를 끊고 인간다운 주거를 보장하는 새로운 주거권 실현의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한 바 있다. 그리고 현재 상당한 예산을 들여 보증금, 이사비, 생필품구비에 대한 비용을 지원하거나, 이주 지원을 담당할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 그런데, 비주택 거주자들이 이행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은 충분할까? 여전히 잘게 쪼개어진 거처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많은 걸 보면 그렇지 못하다.

 

인간다운 주거를 보장하기 위해비주택에 대한 규정을 넓혀가는 것에 동의한다. 다만, 그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쪽방이 밀집된 지역만을 자료로 삼을 것이 아니라, 산재된 곳까지 아우를 수 있는 자료도 있어야 한다. 기초자치단체 단위에서 감추어진 쪽방에 대한 꼼꼼한 실태조사를 수행하고, 그를 바탕으로 공급가능한 주택을 확보하는 계획을 민과 관이 함께 세워야한다.

 

열악한 거처에서 스스로 방역해야하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머물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한 지금, 기초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방역이 필요한 쪽방에 대한 지원책을 만들어 거주자가 요청하도록 하는 것으로부터 감추어진, 산재된 쪽방에 대한 조사를 시작해보면 어떨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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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주거복지센터 센터장 김선미 


*본 글은 <쪽방신문>, <비마이너>에 기고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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