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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주거복지센터] 세모녀의 집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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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20-08-2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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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로 집이 대피소가 되어버린 2020년 5월, 성북주거복지센터로 전화가 왔다. 보증금500만원 월세50만원의 집에서 아이들 둘과 함께 거주하는 여성한부모가구였다. 

사연인즉, 가정폭력 피해자로 센터에 도움을 요청하기 얼마 전 이혼이 마무리되었고, 딸아이 둘과 이제 막 새 출발의 첫걸음을 내딛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녀의 새출발은 환영받지 못했던 것 같다. 약 2년 전 가정폭력 가해자인 배우자를 피해 살면서 운영하던 만두가게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폐업했다고 한다. 시장바닥에서 김밥을 팔아 모은 종자돈으로 오픈한 첫 가게가 새 삶이었을 세모녀에게는 그다지 오래 버틸 디딤돌이 되지 못했던가 보다. 장사가 잘 안 되는 과정에서 세사람의 쉼터가 되었던 집은 월세가 밀리기 시작했고, 보증금 500만원을 모두 소진한 채 성북주거복지센터로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다음달부터는 꼭 월세를 내겠다고 했는데... 당장 갈 때가 없으니까 3달 후엔 나가기로 임대인에게 말했어요. 도와주세요.”


   아이들과 거리에 나앉을 수 없는 그녀는 임대인에게 읍소한 후 월세를 구하던 중이었나보다. 주민센터에서 받은 센터의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 하나. 안타깝게도 주민센터에서는 아무것도 안내받지 못한 채,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가 전부였던 듯 하다. 우선 긴급복지를 신청하도록 안내했고, 법정한부모와 기초생활보장급여 등을 설명했다. 

   센터회의를 통해 당장의 한 달 임대료를 지원하기로 결정했고, 주거안정을 위해 사례관리를 결정했다. 가구방문을 통해 심층상담을 진행하고 빠른 이주를 위한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그리고 이주까지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해 체납 임대료에 대한 외부자원 연결을 계획했다. 몇가지 계획을 세운 이후 방문한 그녀와 그녀 딸들의 집. 


“누추해서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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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내부 모습>


   얼룩덜룩한 벽지인 듯, 곰팡이로 덮친 천장은 눈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반지하여서 전등이 필수임에도 불구하고, 폭포처럼 누수가 있었다던 천장은 찢어진 벽지사이로 전등선만 너덜거렸다. 거실 겸 주방에도 언제 덮칠지 모르는 침수를 막기위해 생필품과 옷들이 봉지에 쌓여 있었다. 벽지 위로 수 차례 겹쳐진 누수자국은 그간 세모녀의 힘든 생활을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현관 앞에 위치한 하수구에는 날파리가 끊임없이 날아다녔다. 


“이주를 위한 시작" 


   센터에서는 빠른 이주를 위해 가정폭력피해자 신고내역을 근거로 ‘주거취약계층주거지원사업’을 신청하기로 했다. 그리고 자격심사와 주택이 확보되는 동안 시간을 벌기 위해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의 코로나주거위기맞춤사업’을 연계, 필요한 체납임대료도 확보했다. 임대인으로부터의 채근을 벗어나 이주할 동안 머물 시간을 번 셈이다.

 

   성북주거복지센터는 주거취약계층매입임대주택을 운영하는 기관이다. 정부에서 비주택이주지원사업을 활성화한다고는 했지만, 서울의 경우 공급되는 매입임대주택이 매우 적다. 따라서 이 댁의 보금자리가 될 만한 공간으로 연결되는 것이 사실 쉽지만은 않다. 다행히 민간의 주택을 활용하는 전세임대주택보다는 안정적인 매입임대주택이 확보되어, 우리와 만난 지 4개월 만에 센터가 운영하는 매입임대주택으로 이주하게 되었다. 시기와 상황이 잘 맞았던, 인연이 깊은 분들이라고나 할까?  


"엄마가 거실 쓸게, 너희가 방 나눠서 쓰면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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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취약계층 매입입대주택으러 이사한 모습>

 

   처음으로 집을 함께 보는 날. 고등학생이던 큰아이는 같이하지 못했지만, 초등학생 5학년이던 둘째는 집을 보자마자 내가 제일 큰방을 쓰겠다고 했다. 집을 어떻게 꾸며야 할지 고민하며 아웅다웅 하는 모녀의 모습은, 이제 제자리를 찾은 듯 했다. 

   코로나로 ‘집’의 역할이 중요한 존재가 된 만큼, 이제 입주하게 된 매입임대주택이 안전한 공간으로서 함께할 것 이다. 그간 고생했던 그녀에게, 또는 세모녀에게 힘이 되었기를 바라며, 우리 센터도 앞으로의 디딤돌이 되었으면 한다.




주거사업국 성북주거복지센터 주거복지매니저 강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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