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조직 없는 지역의 주민관계 형성,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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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15-12-10 05:58본문
정릉동에서 '우리동네 행복한 골목마을 만들기'라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공고에는 이웃간 협업으로 특색있는 골목마을 만들기를 시행해 봄으로써 향후 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게 하기위한 것이라고 나와 있었지만, 사업을 계획하던 우리는 뿌리조직 하나 없는 이 동네(?)에서는 사업기간이 6개월 뿐인 올해에는 없던 주민관계를 형성하고, 끊긴 관계를 재개하는 것이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관계 복구와 형성을 위해 우리가 준비한 프로그램들은 '가능한 한 주민들이 나서고 협력해 담장 가꾸기', '함께 텃밭 가꾸기', '골목에서 이용할 공공재 함께 만들기', '골목에서 파티하기', '한두명 손이 아쉬울때 서로에게 부탁 할 수 있는 체계 만들기' 이다. 주민 개별 방문 조사를 마친 지금에 와서 생각 해 보면 이것들 조차도 부담스럽게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잠시 후 주민 네분이 더 오셨다. 나의 부모님은 요즘 드라마는 너무 억지스럽다며 티비도 안보신다는데, 다들 집에서 무얼 하고있는걸까?)
지난 일요일 저녁, 주민들에게 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에서 사업 설명회를 열었다. 모두 빌라에 사시는 분들이었는데, 사업 참여에 열의를 보였던 몇몇 단독주택 주민분들은 보이지 않고 안내문만 달랑 붙여드렸던 빌라 주민들이 와서 의 외였다.
그중 부부 한팀과 부자지간이었던 한팀은 이곳에서만 30년을 살았다고 했다. 비록 빌라 주민들이긴 하지만 같은 건물 혹은 바로 옆 건물에서 30년씩이나 살았는데 서로 아는척 하는 기색이 없어서 약간 놀랐다. 본격적인 도시재생 사업의 마중물이 될 이와같은 사업들이 정말로 중요한 역을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함께 사업을 진행하는 경험많은 나의 사수 활동가는 이와같은 조건의 골목에서 이정도면 성공적인 설명회라고 하셨다. 이 사업에 관심이 많고 적극적인 주민을 발견한 것이 아주 큰 소득이라는 것이었다. 나도 예상치 못한 행운에 기쁘긴 했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시간차는 좀 있었지만 결국 일곱명의 주민이 모였는데도 주민간에 대화가 없었던 것이다. 오랫동안 고민하고 말하는 부류와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완성하는 부류가 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했다. 결국은 주민들 각자가 우리 활동가들과 대화하는 모양새가 되었지만, 서로 아는척도 없던 사이에서 잘라놓은 수박도 건네주는 사이가 되었으니 다음번에 골목에서 만날 땐 인사라도 나누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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