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피플'의 진짜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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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16-07-08 14:35본문
2013.6.14
김현아
임대아파트에 거주하시는 분들 중 정서적 지지가 필요한 가구를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파워피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몸이 불편하셔서 늘 집에 혼자 계시는 시간이 많은 할머님을 매주 찾아뵙습니다.
방문 초기에는 방문할 때마다 거실에서 베란다 창문 밖만 멍하니 보고 계셨습니다. 항상 밖에 나병환자들이 잔뜩 있다는 말씀 외에는 이야기도 많이 하지 않으셨습니다.
한 달 정도 지나자 누구인지 알아보시고 매주 온다는 것도 알게 되셨습니다. 그 뒤로는 무척 반가워하시고 이야기도 많이 하십니다. 두 달쯤 되었을 때 처음으로 나병환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 뒤로는 더 놀다 가라고 하시고 다음 주에도 꼭 오라고 당부하시기도 합니다.
6월이 할머님을 찾아뵌 지 11개월째입니다. 이제는 속상하셨던 일이나 소소한 일상들도 이야기 해 주십니다. 가끔씩 다음 주에도 오는지 물으시지만 만나면 '오늘 안 오는 줄 알고 걱정했다'고 하시며 늘 기다려주시고 반겨주십니다.
사람에 대한 의심도 많으시고 마음을 열지 않으셔서 대하기 어려운 분이셨다고 하는데 저희와 만나면서는 많이 부드러워지셨다고 합니다. '파워피플'은 매주 한 번씩 찾아뵙고 한 시간 정도 이야기 나누고 함께 시간을 보낼뿐 다른 지원을 해드리지는 않지만, 많은 변화를 보여주셨습니다.
새삼 사람의 소중함, 관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꼭 무언가를 해주지 않아도 시간을 함께 하고 마음을 나누는 꾸준한 관계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만나게 될 많은 분들과도 마음을 나누면서 생각지 못했던 변화들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찾아뵐 때마다 고맙다고 말씀하시지만.. 제가 더 감사해요 할머니~
저희랑 오래오래 만날 수 있게 늘 건강하시고 식사도 많이 하셔야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