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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에 처한 사람은 늘 도와줬는데 막상 내가 어려워지니 모두 모른척.... [201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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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16-07-0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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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8.4

 

  김상현 어머니는 하루아침에 전셋집을 잃었습니다. 그래서 아들과 여기저기 떠돌며 지내시다 얼마 전부터 응암동에 있는 한 종교단체 회당에서 거쳐하고 계십니다. 지나온 상황을 듣고 있으면 사실 좀 답답합니다. 어쩌면 이렇게 사람을 쉽게 믿어버리시는지, 조금의 의심조차 하지 않으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천성이 누굴 의심해 본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말씀마다 상대방이 어렵다고 하니, 부탁하니, 모두가 내 마음 같으려니 생각하신답니다. 이처럼 착한 사람들이 더 잘 살아야 하는데 왜 이 사회는 착하고, 순진한 사람들이 오히려 더 쉽게 어렵고 힘들어지는지 참 요지경속입니다.

 

  1억하고도 5천이란 거금을 흔한 말로 날리셨습니다. 거처할 집이 사라진 것과 금전적으로 어려워진 두 가지 사건이 모두 한꺼번에 벌어졌습니다. 모든 일이 정신없이 진행되었고, 본인의 의사는 전달조차 되지 않는 제 3자처럼 집은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배당이 되었고, 그저 종이쪽지 한 장으로 퇴거 명령을 받았으며 그 말미는 겨우 한 달이었습니다. 경매는 모두 합법적으로 아무런 하자 없이 진행되었지만 이 하나의 사건으로 상현어머니는 인생을 헛 살았고 고등교육 잘못 받은 인간실격자 취급을 받기 시작합니다. 나름 부유한 교육자 집안출신으로 일가친척도 나름 잘 살고, 형제자매들도 이른바 “부자”랍니다. 자존심 내려놓고 전세보증금 3천만원을 꾸러간 언니 집에서 온갖 욕을 다 듣고 결국 돈은 꾸지도 못하고 돌아오셨습니다. 인생 헛 살은 동생 이제라도 정신차려야 한다고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고 정신나간 사람 취급 하는 형제들에게 너무나 많은 정신적 충격을 받으셨답니다. 

 

  나름 잘 사는 교육자 집안 출신인 상현어머니는 나름 “이대나온여자”입니다. 천성적인 성격이 어쩌면 융통성이 없는 것은 학문에만 전념 하여 살아온 삶의 영향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남이 어려운 부탁을 거절할 줄 모르는 순진함이 늘 손해를 보고 살아오게 만든 원인같습니다. 말씀하시는 것들만 따진다면 빌려준 돈만 받는다면 언니에게 보증금 꾸러 갈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내가 어려워져서 돈 달라고 하면 당신 같으면 줄터인디 안준다고 하소연 하십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 돈을 다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가지고 계십니다. 그래서 매일 돈 받으러 말씀하러 여기저기 찾아다니신답니다. 뒤 늦게 독한 마음 가져보려고 하시지만 천성이 어디가겠습니까. 모질게 돈 달란 말도 못하고 그저 부탁하고 돌아오는 방식으로 무슨 돈을 받아내실까 싶습니다.

 

  서울시 임시주거바우처 사업 대상자로 신청을 하여 임시로 6개월 거처할 수 있도록 신청 서류를 구비하는데만 센터를 3회나 다녀가셨습니다. 왜냐고요. 한꺼번에 일어난 모든 일이 상현어머니의 정신을 쏙 빼 버렸습니다. 자꾸 잊어버리고 까먹고 하십니다. 더 이상 상현어머니가 정신을 놓치기 전에 안정적인 주거공간이 빨리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상담 받는 와중에도 나눔과미래에 대해서 물어보시고 리플렛 가져가셔서 아는 지인에게 후원하라고 말씀하시겠답니다. 본인 발등의 불이 뜨겁지 않은 걸까요? 웃으며 나중에 하시라고 말씀드리는 속내가 씁쓸합니다.

 

 

 

 

※ 예전 홈페이지에 있던 글을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