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한 고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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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16-07-08 15:37본문
2013.8.14
김현아
8월 8일 구청에서 의뢰서를 보내주셨습니다. 당일 수급선정이 된 한부모가정이였어요..
엄마는 필리핀사람이셔서 한국말을 못하시고, 딸은 초등학교 6학년이라 집안사정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았어요.. 다행히 담임선생님께서 관심을 많이 가지고 계셔서 통역을 해주시면서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집안 환경이 열악한 탓인지 집 공개를 매우 꺼려하셔서 학교 교실에서 상담을 하게 되었어요..
보증금이 없이 월세만 내고 살고 있었는데 수급신청을 하려면 계약서가 필요해서 학교의 도움으로 보증금 20만원을 내고 계약서를 작성하셨대요.. 화장실은 공동화장실이고 문도 잠기지 않아 모녀가 살기에는 위험하기도 하고 지내기가 많이 힘들었다고 합니다.
이사를 하고 싶은데 보증금을 마련하기는 어려워서 고시원을 알아보셨답니다. 두 명이 생활하기에는 좁고 힘들 것 같아 고시원에서 생활해도 괜찮겠냐고 물었는데..좋으시답니다. 가보지는 못했지만 지금 거주하고 있는 곳의 환경이 얼마나 열악할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이사가 필요한 것 같아 바로 고시원을 찾아갔습니다.
고시원에서 그 중 넓은 방을 보여주셨습니다. 작은방과 가격이 4만원 정도 차이가 났는데 어머니는 작은방도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한명이 생활하기에도 넓지 않은 공간인데 말이죠... 여름이라 덥기도 하고 임대료 지원도 받으실테니 우선은 넓은방에서 생활하시기로 했습니다. 화장실 사용과 씻는걸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좋다고 하십니다. 고시원 사장님도 좋으시고 남녀 사용하는 층이 달라 안심이 되기는 합니다. 하지만 지금 살던 집보다 좋다고 해도 고시원은 '집'이 아닙니다...
어머님이 말도 잘 안통하는 곳에서 딸과 생활하기 위해 겪었을 많은 일들, 답답함, 막막함.. 딸이 어린나이에 느꼈을 많은 감정들...저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겠지만..마음이 너무 많이 아팠습니다.
우선 고시원에서 당분간 생활을 하다가 주거취약계층 임대주택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어머님께서도 차근차근 보증금을 마련해보겠다고 하십니다. 조금씩 조금씩 더 나은 환경에서 생활하실 수 있게 함께 차근차근 준비해나가겠습니다.
이보다 더 힘든 상황인 분들도 많이 계시겠지요..하지만..'더'와 '덜'을 누가 판단할 수 있을까요..
객관적으로는 경중을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당사자들에게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너무 힘들 뿐이지요...
'집'에서 일상적인 생활을 하기가 왜 이리도 힘든걸까요..연세가 많으신 분들, 어린 아이들까지 열악한 환경에서 위험에 노출되어야 하는걸까요...
아주 조금이라도..아주 조금씩이라도..도움이 될 수 있다면, 아니 될 수 있도록!! 더 힘을 내야겠습니다.
속상한 마음에 주절주절..한탄도 겸해진것 같네요..^^;;
더운 날씨에도 다들 건강하게 잘 지내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