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길에서 따뜻함을 피워내는 '거리야간상담'
페이지 정보
나눔과미래 16-07-08 14:40본문
2013.6.17
김현아
11월 28일 거리야간상담을 나갔습니다. 을지로입구역에 계시던 강00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날씨도 춥고 고시원에 가실 의향이 있다고 하셔서 종로에 있는 고시원을 잡아드렸습니다. 다음 달에는 서울역 근방에 있는 고시원에서 생활하시게 되었습니다.
한 달 후 새벽에 고시원을 나왔다고 전화를 하셨습니다. 그동안 잘 지냈다고 고마웠다며... 갈 곳도 없으실텐데 미리 연락도 없이 무작정 나오셨다는 전화를 받으니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연락처가 없으셔서 연락 오시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몇일 후 전화가 왔습니다. 비가 오는 날이었는데 청량리역으로 걸어가고 계시다고 하셨습니다. 걱정되는 마음에 시간을 정해 청량리역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우산도 차비도 없어서 비를 맞으면서 우이동에서부터 걸어오셨다고 하셨습니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드셨다고 해서 우선 저녁을 먹고 젖은 신발을 갈아 신기 위해 신발도 사드렸습니다.
고시원을 잡아드리고 나오는데 죄송한 마음과 연락주셔서 고마운 마음, 안타까운 마음과 당분간 편하게 지내실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 무엇을 어떻게 해드려야 안정적으로 생활하실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기쁘기도 하고 마음과 머리가 복잡하기도 했습니다.
임시주거 지원도 더 이상 받으실 수가 없어서 최대한 빨리 진행해나가야 했습니다. 주민등록증을 분실하셨기 때문에 다음 주에 주민센터를 방문해서 우선 주민등록증 재발급부터 신청을 했습니다. 주민센터 가는 길에 선생님 전화번호 외웠다고,대한민국에서 연락할 사람은 선생님밖에 없다고 하며 웃으십니다. 가슴이 짠하면서도 감사했습니다.
쉼터에 대한 설명과 권유도 꾸준히 이루어졌습니다. 2월 말 본인이 쉼터에 가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서대문구에 있는 열린여성센터와 성북구에 있는 아가페의 집에 문의를 했습니다. 아가페의 집을 함께 방문해서 상담을 하고 입소를 결정하셨습니다. 전에 잠깐 생활한 적이 있으셨는데 이번에는 잘 적응하고 생활해보겠노라고 하십니다. 아가페의 집에 입소하시는 날 전화가 왔습니다. 이제 들어간다고..그 동안 고마웠다고 하십니다.
얼마 전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강00님이였습니다. 오랜만이라 반가운 마음에 잘 지내시는지부터 여쭤봤습니다.잘 지내고 있다고 선생님 잘 지내시는지 궁금해서 전화하셨다고 합니다. 연락할 사람도 없고 연락처 아는 사람도 선생님 밖에 없어서 전화해봤다고 하십니다. 잊지 않고 연락 주셔서 너무 반갑고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처음 거리야간상담을 나가면서 떨리기도 하고 걱정도 됐지만 나가서 직접 만나보고 밀착해서 쉼터 입소까지 하시는 과정을 보니 꼭 필요한 활동이라는 생각을 더욱 더 하게 되었습니다.
가끔 을지로입구, 성신여대입구, 아가페의집 근처를 지날 때면 강00님 생각이 납니다. 잘 적응하셔서 원하시는 대로 자립 하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항상 응원하는 마음으로 연락 또 주시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강00님 힘내셔요~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