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할매의 밝은 웃음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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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16-07-08 14:37본문
2013.6.14
허광행
작년 서울형 집수리 공사로 성북동에 사시는 손oo어르신을 알게 되었습니다. 20여년 전 남편분과 사별하시고, 70이 넘은 연세로 혼자 살고 계십니다. 거동이 어려우리만큼 노환으로 몸이 많이 불편하시지만, 항상 밝은 웃음을 잃지 않고 반갑게 맞아주십니다.
이따금씩 안부를 묻고자, 또는 제 도움이 필요하실 때는 “복지사님 손할매입니다”로 시작하는 문자를 보내주시곤 합니다. 항상 먼저 연락을 주시고 제 안부를 물으시니 죄송스럽지만, 70이라는 연세에 핸드폰 문자를 보내는 게 녹록치 않으실 텐데 이렇게 친근한 문자를 받으면 할머님이 참으로 귀엽다는 생각까지 들곤 합니다.
올해 초, 지병으로 보행이 쉽지 않다며 휠체어 하나가 있었으면 좋겠노라는 할머님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다음 날 바로 성북동 주민센터 사회담당선생님과 통화를 하였고, 주민센터에 있는 휠체어 여유분을 할머니께 전달해 드렸습니다. 휠체어를 드리고 사무실에 들어가는 길에 할머니께 문자 한 통을 받았습니다.
“선생님 손할매입니다 휠체어잘받았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횡재햇네요 고맙습니다 날씨가 추워진거 같네요 감기조심하시고 늘행복하시기을 기도할께요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잊지않을겁니다”
이 한 통의 문자에 할머니의 고마움과 정성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듬직한 아들이 생겼노라며 웃으실 할머니의 모습을 상상하니 큰 도움을 드린 것도 아니건만 마음이 뿌듯해졌습니다. 나의 조그만 도움이 누군가에는 큰 힘이 되고 의지가 된다는 것을 깨닫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2월 법인 총회를 앞두고 할머니께 안부를 물으면서 총회 때 사용할 동영상 촬영 인터뷰가 가능하신지 여쭸습니다. 인터뷰 취지를 채 듣지도 않으시고 할머니는 ‘복지사님이 부탁하면 다 들어준다’면서 흔쾌히 승낙을 해주셨고, 인터뷰도 정성스럽게 해 주셨습니다.
며칠 전 할머니가 장문의 문자를 보내오셨습니다. 건강이 많이 안 좋아지셔서 더 이상은 혼자 생활하시가 어려우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제는 요양병원을 입원하고자 알아보는 중이시라며 그동안 신경을 많이 써줘 고맙다고 하셨습니다. 바로 할머니께 전화를 드렸습니다만, 목소리에 힘든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다음날 찾아뵌 할머니는 불과 한 달 사이에 건강이 많이 안 좋아지신 게 눈에 보였습니다.
요양병원은 보건소의 연계로 3월 말경 들어가실 것 같다 하시면서 “복지사님, 복지사님~~~~” 만 몇 차례고 말씀하셨습니다.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차마 그 앞에서 눈물을 보일 수 없어 꾹 참았습니다.
할머니는 4월 10일 요양병원을 들어가셨습니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만남은 소중합니다. 할머니와의 만남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부디 할머니가 요양병원에서 빠른 시일 내에 건강을 되찾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다시금 “복지사님 손할매입니다”로 시작하는 문자를 보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날이 빨리 오기를, 그 문자가 빨리 제게 오기를 기다리겠습니다.
손할매~! 건강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