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복.지. 센터인 듯~ 센터 아닌~ 센터 같은 너어~
페이지 정보
나눔과미래 16-07-08 16:03본문
2015.1.28
김선미
주.거.복.지. 센터인 듯~ 센터 아닌~ 센터 같은 너어~
“여보세요? 성북주거복지센터죠? 저... 선생님, 성북주거복지센터에서 체납독촉장을 받았어요. 저는 SH전세임대 살거든요.여기 센터장 이름도 있구 상담원 이름도 있어요... 저 어떻게 되는거에요?” “아, 그러셨어요? 저희가 좀 알아볼게요.”
“성북주거복지센터죠? 여기 00주민센터인데요, 저희한테 임대주택입주자 명단을 요구하셨다면서요?” “어, 저희 그런 명단 요청한적 없습니다만...”
“여보세요? 거기 주거복지센터인가요? 제가 매입임대주택신청을 했는데요, 거기 전화하면 빈집을 보여준다고 해서요.” “저희센터가 아니라 다른 곳에 전화하셨어야 하는데요, 아마 안내가 잘못되었나 봅니다.”
최근 들어 유난히 주거복지센터에 ‘헷갈리는’ 전화가 걸려온다. 어, 이건 뭐지?
알고 보니 SH공사의“변신”때문이었다. 요컨대 그간 임대주택(공공임대아파트) 관리에만 치중하던 SH공사가 작년부터 슬슬 주거복지 전문기관으로 재탄생하겠는 목표를 가졌고 최근 조직개편과 업무를 재정립을 추진하는 중이란 거다. 그런 맥락에서 기존 8개 권역별‘통합관리센터’를 10개의 센터로 재편하고 그 명칭을 ‘00주거복지센터’로 변경했고(사진 참조), 그래서 이젠 주거복지센터란 명칭으로 공식적인 업무를 수행 중에 있다고 한다. 이렇게 주거복지업무를 수행하겠다고 변신중인 것은 LH도 마찬가지다.
‘주거복지’하겠다는 거, 좋다. 저소득층 중심으로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기관이니 주거복지 업무를 수행해야하는 게 당연하니 말이다.
그런데 SH, 이름만 바꾼 것 같다. 잠시 돌아가 앞서 우리 성북주거복지센터로 전화를 준 사례를 보면 말이다. 센터로 전화를 주신 아주머님은 SH전세임대주택 거주하는 분으로, 최근 의료비가 과다 지출되어 임대료를 약 5개월정도 체납하게 된 여성한부모가구의 가구주다. 아주머님이 월임대료 체납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던 차에, SH에서는 체납사유나 갚을 계획조차 묻지 않은 채 3개월차부터 곧바로 <임대료등 미납으로 임대차계약해지 통지 및 주택명도(퇴거)요청>을 보낸 것이다. 과연 이게 주거복지센터란 이름으로 할 일인가?! 말이다.
‘주거복지센터’라는 명칭은, 저소득 주거약자에 대한 주거복지 실현을 목적으로 2007년 민간재원을 통해 구성된 민간의 자발적인 조직체들로부터 확산되었다. 당시 10여개로 시작된 주거복지센터는 6년 여간 이어져왔다. 그리고 2012년 서울시의 경우 <주거복지기본조례>의 시행으로 ‘주거복지지원센터’란 명칭으로 성북주거복지지원센터를 비롯해, 강북, 관악, 금천, 노원, 서대문, 성동, 송파, 영등포, 은평주거복지지원센터 등 10개소가 활동 중이며 그들 대부분은 오랜 동안 주거복지센터로 불렸던 곳이다.
그러다 보니 헷갈리는 사례는 성북주거복지센터뿐만이 아니다. 모 주거복지센터의 경우에는‘거기 센터 이사했어요? 여기 간판이 붙어있네요’하며 주민이 전화를 주셨더란다. 사회복지 일선현장에서도(주민센터, 구청), 복지정보를 안내하는 콜센터도,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당사자들도, 지금과 같은 명칭이라면 헷갈릴 것 같다.
어떻게 할 것인가? 간단히는 명칭의 정리가 필요할 것 같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먼저, “주거‘복지’”가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정리도 필요하다. 저소득계층, 취약계층의 욕구에 부응하는 복지활동을 하려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내쫓겠다고 하는’으름짱 대신, 가구상황을 먼저 살피고 적절한 자원을 찾고 연결해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공기관과 민간의 업무편재도 도모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촘촘한 과정을 통해 ‘복지인 듯 복지 아닌 복지 같은’이 아니라, 제대로 된 주거보장이 이루어지길, 헷갈리지 않는 전달체계가 구축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