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나눔과미래

커뮤니티

활동가의시선

사단법인 나눔과미래는 집 걱정없는 행복한 마을을 만드는 우리 마을 보금자리 지킴이 입니다.

아침가족이야기 1. 세가지 행운 고백

페이지 정보

나눔과미래  16-07-08 16:53 

본문

누구나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과거가 있지만, 저에게도 누구보다 쓰라린 지난 아픔이 있었습니다.

IMF 이후 경제 불황과 맞물려 하청업체의 도산으로 제 모든 것이었던 가내수공업(액세서리) 제조 공장의 문을 접은 후 다급해진 마음으로 시작한, 다른 사업도 잘못된 판단으로 망하게 되어 헤어 나오지 못할 정도로 깊은 수렁의 골짜기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이런 나에게 가능했던 곳은 결국 ‘거리’ 밖에 없었습니다.

거리의 생활은 아픔의 연속이었습니다. 세상의 따가운 시선과 냉대에 수치심을 느낄 겨를도 없이 당장의 허기를 채우고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생명을 연장할 뿐 이었습니다. 별이 반짝거리는 밤하늘을 보며 날을 새우고, 후들거리는 뻣뻣한 다리를 일으켜 밀려드는 추위를 피해 마땅한 목적지도 없이 지하로, 지하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세상에 대한 원망, 형제와 친지에 대한 배신감도 있었지만 오늘을 어떻게 아무 생각(수치심) 없이 허기를 면하며 보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항상 내 곁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몸과 마음이 병들어 가고 있음을 감지하고, ‘이렇게 사람이 죽어가는구나!’ 라는 생각을 되뇌며 지낼 즈음 동료의 안내로 우리 같은 노숙인의 방패막이가 되어 줄 쉼터를 알게 되었고 쉼터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쉼터에 들어온 것이 저에게는 천군만마를 얻은 첫 번째 행운이었습니다. 쉼터 생활로 몸과 마음으로 안식을 찾고 일(공공근로, 신문가판대, 공장, 자활 등)도 하면서 신용불량(500만원)도 면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일을 구하지 못하고 실직 상태에 머물러 어렵게 지낼 때도 있었지만, 그때도 내가 쓸 돈을 아끼고 모아 나보다 어려운 동료들의 담배 값을 해결해 주고, 용돈도 빌려주면서 어려운 동료와 함께  살아가는 생활의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2007년 실무자 선생님의 저축독려(통장확인 등)로 받은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았지만, 어려운 가운데 적은 돈이라도 꾸준히 저축하는 습관이 들면서 나의 악습(도박 중독)도 점점 고칠 수 있었으며, 이제는 완전히 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악습을 버리면서 이제 제게도 희망과 꿈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희망과 꿈을 바탕으로 올 2월에 나눔마을에 입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의 두 번째 행운은 쉼터에서 나와 나만의 공간인 방(나눔마을)을 마련하게 된 것입니다.

나눔마을로 이사한 지 10개월도 채 안되지만 꾸준한 저축과 절제된 생활을 이어가며 배운 것이 있는데 좋은 생활 습관을 연속적으로 이어나가는 것은 자신은 물론 제 주변을 개선시키고, 또한 희망을 갖게 함으로써 꿈을 이룰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나의 세 번째 행운은 현재 진행 중이며, 앞으로의 나의 꿈입니다. 이는 절친한 친구, 어려운 이웃과 함께 일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 일은 바로 시골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것입니다. 비록 전문성이 없어 배우고 계획하는 것에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가능하면 열심히 노력하여 이 꿈을 이루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3천만원이라는 금액을 마련하는 것보다는, 또한 기술(재배품종 다양화 등)적인 문제보다는, 나와 꿈을 같이 할 수 있는 친지, 이웃, 현지 주민들과 함께 서로의 유대를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이러한 꿈을 이뤄서 밭에서 동료들과 열심히 일한 뒤 취할 수 있는 휴식을 꿈꿔 봅니다. 또한 서로에게 위로와 위안이 되는 삶이 되도록 노력하는 생활을 다짐해 봅니다.

 

 

 

※ 예전 홈페이지에 있던 글을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