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주거복지센터] 한여름 속 비닐하우스 같은 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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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18-08-30 10:18본문
2018년 8월, 목이 타는 한 여름날 중에 한 가구를 방문하였습니다.
이 가구는 노인단독 가구로 고시원에서 생활하시다가 올해 6월 LH가 공급하는 주거취약계층매입임대주택으로 이사한 분입니다.
부양의무자기준 때문에 수급신청을 못하고 노인일자리로 근근히 생계를 꾸려가는 분이셨습니다.
고시원보다야 좋겠다 싶어서 이사를 왔는데, 창문이 너무 많고 커서 올 여름이 너무 힘들다고 도움을 요청하셨습니다.
가구상황을 전달받고 댁에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전화로 말씀하신 것을 통해 상상한 모습을 뛰어넘는 훨씬 커다란 거실의 3면 통유리창들이 저희를 반겨주었습니다.
헉...!
들어가자마자 창문을 통해 쏟아지는 햇빛에 뜨거워진 공기로 우리는 숨이 턱턱 막혀왔습니다.
그 안에서 어르신이 달궈진 선풍기 앞에서 부채를 부치면서 붉게 상기된 채 땀이 송골송골 맺힌 얼굴로 맞아주셨습니다.
아! 데워진 공기로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어르신이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지내셨을까를 생각하니 가슴은 더 답답해졌습니다.
우리는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기 위해 햇빛을 차단할 방법으로 커튼을 설치해드리기로 했습니다.
공구를 챙겨가서 커튼 봉을 설치하고, 커튼을 달고 있는 동안 땀이, 글자그대로 비 오듯이 쏟아졌습니다.
그렇게 땀과의 사투를 벌인 끝에 3면의 유리에 무사히 커튼을 달 수 있었습니다.
커튼을 치자 햇빛이 가려져서 시원해진 것 같다고 좋아하는 어르신을 보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커튼 설치 이외에도 선풍기 한 대로 지내시기에 너무 더운 여름이었기 때문에,
센터에 들어온 후원금을 통해 냉풍기도 1대 지원해드렸습니다.
근래 가장 뜨거운 여름을 보내시는 어르신에게 부디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길을 나섭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바램, 아니 요구!
"토지주택공사에서 임대주택으로 건물을 매입할 때,
조금만 더, 거주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해서 매입하고, 건축하기를!
그래서 참아내는 집이 아닌 쉼을 얻는 집이 되기를! ”
그래서 더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성북주거복지센터 정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