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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없는 골목 놀이마당, 골목의 변신은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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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16-07-1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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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만 더 탈께요~!!”

“안 돼, 오늘은 다 끝났어요. 다다음주에 또 하니까 그때 타자~”

“한 번만 더 안 돼요??”

 

평범한 가을의 토요일 오후, 조용하던 정든마을의 주택가 골목이 소란스러워졌다. 한 무리의 아이들이 떠들썩하게 있었고, 그 뒤로 부모들이 섞여 있었고, 한쪽엔 구경나온 동네 할머니들이 모여 있었다. 골목이 놀이터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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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 선생님 두 분, 에어바운스 하나, 솜사탕, 페이스 페인팅. 골목이 변신하는 데는 이걸로 충분했다.(두 번째엔 모레풀장을 추가했다) 홍보가 부족하다고 걱정이 많았지만 기우였다. 기구를 설치하려 할 때부터 이미 아이들은 모이기 시작했다.

 

“이 동네에 애들이 이렇게 많았어?” 이 동네에서만 30년 이상 사신 어르신은 놀라워했다.

 

놀이터가 없는 동네에서 한이라도 쌓였는지 아이들은 쉬지 않고 놀았다. 시간이 다 되어 마무리해야 하는데도 아이들은 조금만 더 놀겠다고 엉겨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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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 변신은 무죄

 

차없는 골목놀이마당 행사를 진행하면서는 뿌듯함으로 가득했지만 사실 문제가 없었던 건 아니다. 행사를 진행하는 골목의 주민 대다수에게 사전에 방문해 동의를 구했음에도 한 가구가 극렬하게 반대하는 집이 있었다. 구청, 동 주민센터, 경찰서, 마을만들기지원센터 등 사방에 민원을 넣으며 극렬하게 반대하시는 바람에 첫 골목놀이마당 예정일은 연기했다. 행사 전체를 취소하는 것까지 심각하게 논의됐었다.

 

하지만 마을활동가마저 의기소침해질 무렵 오히려 한 주민이 “한 집 때문에 대다수의 주민이 원하는 일을 취소하는 건 옳지 않다”며 스스로 그 주민을 설득하겠다고 나섰다. 결국 설득에 실패해, 첫 골목놀이마당 당일 오전에 준비하고 있는데 반대 주민께서 나오셔서 실랑이를 벌였지만, 마을회장님이 한 시간 이상을 침착하게 대응하며 우선 한 번 해보고 나서 얘기하는 것으로 결론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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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은?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이 나쁘게 보이지는 않았는지 두 번만 더 해보라고 하셨다. 그 사이에 이사 온 또 다른 주민도 반대하는 집이 생겼지만 이 역시 무리 없이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주민들이 원하는 것을 하는 이상 골목의 변신은 무죄이기 때문이다.

 

 

마을활동의 진수 욕구 찾고 해결하기

 

이 행사가 가능한건 오로지 주민들이 원하는 것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북구 마을만들기 공모사업에 응모해 심사를 받을 때도 마을회장님은 “놀이터가 없어서 옆에 아파트 놀이터에서 눈치 보면서 애들 놀게 할 때 얼마나 서러운지”라며 살짝 울먹이실 때 심사는 이미 통과됐다고 느꼈다. 주민의 요구가 너무 분명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반대 민원을 무릅쓰고 골목놀이마당을 진행하자고 한 주민도 주변에서 “놀이터 행사 안 하냐”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골목놀이마당 당일까지도 주민들은 부족한 부분을 알아서 메꾸며 탈 없이 진행되도록 움직였다.

 

여전히 함께하는 주민은 소수지만 그래도 희망이 보인다. 동네의 문제를 주민 스스로 풀어낼 수 있다는 인식이 쌓이면 함께 풀어내려는 주민도 모일 것이라 기대되기 때문이다. 역시 마을활동의 진수는 주민의 욕구를 찾아 해결해가는 것이다. 마을공동체를 통한 지역재생도 전문가의 잘 그린 그림이 아니라 주민의 욕구에서 비롯될 때 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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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 홈페이지에 있던 글을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