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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여는집] 첫 만남 그리고 기다림, 그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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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19-03-2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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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에 '첫 만남 그리고 기다리며' 이라는 글을 통해 김철수(가명)님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난 이야기 보기 : https://www.yesnanum.org/node/811)

김철수(가명)님이 지나간 악연들을 마지막으로 정리 하는 마음으로 구치소에서 지내시게 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1주일 전 한 통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물론 구치소에 계시는 기간 동안 김철수님이 보내주신 서신만 해도 책 한권을 펴낼 수 있을 만큼 많은 양의 편지를 주고 받았습니다)

이제 다음 주면 1년 6개월의 형을 지내고 구치소를 나온다는 내용의 편지 였습니다.

오전 5시에 출소를 해서 바로 아침을여는집으로 오시겠다는 얘기와 그 이후 처리해야 할 일들에 대해 간단히 정리 하셨습니다.

"긴말이 뭐가 필요하냐" 면서, 구치소의 생활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본인 한테는 새로운 인생으로 거듭나는 과정이라 생각하면서,

힘들고 답답한 순간에도 아침을여는집을 알게 되고, 거기서 생활 하고 만났던 관계들을 통해 무사히 견뎌 낼 수 있었다고 하십니다.

예전에 제가 군대 생활을 하는 내내 걱정 해주었던 그런 부모님의 마음이 이런 느낌과 비슷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 숙직을 하고 오전 사무실 근무를 준비 하고 있는데 전화 한 통이 걸려왔는데, 바로 '김철수'님이셨습니다.

사실은 좀 전에 쉼터 근처에 도착했다며 저의 출근 시간을 기다리고 계셨다고 합니다.

저는 어제 숙직이었기에 계속 사무실에 있으니 어서 들어오시라 했습니다.

1년 6개월 만에 만나는 감격스러운 순간 이었습니다.

세월이 빠르다 라고 생각이 들면서도, 김철수님이 그간 잘 참고 견뎌내신 모습에 다시 한번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잘 지내셨는지 안부를 묻고 악수를 하면서, 악수로는 부족 해서 포옹도 한번 했습니다^^

건강 하신지 안부를 물어 보니, “예전엔 더 길게 지낸 적이 있어서 이번건은 문제 없었다” 하시면서 함께 웃었습니다.

이제 자유의 몸으로 돌아 오셨는데 무엇을 제일 먼저 하고 싶으신지 묻자,

그동안 구치소에서 생활했던 방식이 아직 몸에 배여 있어서 천천히 현실에 적응 하려한다고 하십니다.

그 안에 있으면서 알던 후배들도 다시 만나기도 했고, 새로운 사람들도 알게 되었는데,

그들이 세상으로 나가면 배운게 도둑질 이라고, 다시 어두운 세계쪽으로 오라는 유혹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제도권 안에서 생활하는 맛을 알게 되어서 다시는 어두운 세계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라는 확실한 의지가 생겼다고 하십니다.

이내 입소를 진행하였고, 예전 생활하시던 생필품들을 정리하면서 자리 배정을 하였습니다.

김철수님은 이전에 어두운 생활을 했을 때는 부정한 방법으로 많은 돈을 벌기도 했지만, 항상 불안한 마음이었답니다. 

지금은 가진 것도 없고, 앞으로 살아갈 길도 막막하지만 이제는 두려울 것도 없고 훨씬 편안한 마음이 들어서 그리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시네요. 

철수님에게 "또 다시 이제부터 여기 계시면서 너무 급하게 생각 마시고, 계획 했던 일들을 하나 하나씩 해보자"고 하면서 만난 기쁨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다시 한번 건강하게 만나 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사회에 적응 되시면 소주 한잔 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