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자활센터를 방문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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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16-07-14 12:44본문
서서울이란 말은 낯설었지만 높은 빌딩도 없고 날씨도 좋아서 아침부터 가볍고 쾌적했다. 센터장님도, 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구태의연하지 않고 언제봐도 밝은 표정이었다.
교육 일정은 한 시간쯤 센터 소개를 받고 자활사업의 하나로 진행 중인 자활기업 두 곳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나는 자활이란 것의 개념을 '빅이슈'라는 잡지 사업을 통해 간단히 알고 있을 뿐이라 자활센터라고 하면 어떤 체계로 어떤 규모로 운영되는지 깊은 관심을 두고 들었다.
통통 튀는 센터장님의 말투와는 달리 자활센터의 운영은 그렇게 희망차지 못했다. 위탁 사업을 하고 있고, 보조금을 받는 만큼 자금 운용에 제약이 않은 데다가, 그런 사업들을 위탁하는 입장인 행정처에서는 현실이 어떤지도 모르고 실적만 요구하니 답답하다는 것이었다.
거기에 정부의 자활정책이 실업률을 낮추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므로 조금이라도 취업의 가능성이 보이는 사람은 어떻게든 자유경쟁 시장으로 내보내려고 한다. 따라서 자활센터에는 여러 수당을 받기 위한 조건 때문에 참여하게 된, 근무능력 이전에 자활 의지 자체가 부족한 사람들 위주로 오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눔과미래 사무실로 돌아와서 좀 더 찾아보고, 주거복지팀의 사회복지사 한 분과 대화해 보며 이런 생각도 들을 수 있었다. 자활의 개념을 성공적인 자활기업을 만드는 것에 한정 짓지 않는 것, 자유경쟁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면 지원 기간을 늘려주는 식이 아니라 보호된 시장을 만들어 유지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실이 어떤지 알려주고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과 전략을 제시하는 것이 자활센터의 중요한 역할인데 그런 말을 하는 모습은 더는 보기 힘들어 안타깝다고 했다.
올해 자활기업의 재정지원 기간이 3년에서 5년으로 늘었다. 한숨 돌릴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직시하지 않고서는 자활센터 활동가분들이 진심으로 성취감을 느끼기 힘들 것이다.
※ 예전 홈페이지에 있던 글을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