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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익장 앞에서 마음이 찢어집니다. [201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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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16-07-1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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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8.8

 

  SH공사에서는 요즘 임대아파트 주민의 고용에 관심이 많습니다. 아마도 정부의 친서민정책 강화에 발맞추어 가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 일환으로 임대아파트에 사는 취약계층 중 희망자를 선발하여 도배, 장판 시공법을 교육시켜 자격증까지 취득하게 하려는 계획을 진행중입니다. 마침 서울지역의 사회적기업과 연계되어 3개월간 주말에 교육을 받으면서 평일에는 임시직으로 일하게 하는 방향으로 일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 나눔하우징에서도 10분의 지원자를 추천받아 이번 주에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합격하신 분들은 일과 교육을 병행하게 되는 것입니다. 남성과 여성, 40대부터 80대 까지 참으로 다양한 인생스토리를 가지 분들이 오셨습니다. 전반적으로 건설 계통에서 전혀 일해 본 경험이 없고 일반 회사에도 취업하기 어려운 조건을 가지고 계십니다. 자연히 직업 수행 능력을 확인하는 질문보다는 살아 온 과정과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높은 연령과 저학력, 낮은 기술 때문에 장기 실업상태에 놓여 있고, 낮은 소득은 극심한 생활고로 이어집니다. 매월 부과되는 15만원에서 35만원 사이의 임대료와 관리비를 부담하기도 버거워 고통을 겪다가 어쩌면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나눔하우징의 문을 두드리신 분들입니다. 모든 분을 교육기간 중에 임시직으로 채용해 드리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는 일입니다. 이런 고민을 하던 중 어느덧 마지막 분이 면접을 보는 방에 들어오셨습니다. 81세 어르신인데 대뜸 각서라고 이름붙여진 손으로 쓴 편지를 보여주십니다. 

 

 

최선을 신체 건강함(성인병 없음), 기동성, 민첩함 등등.

평생소원임, 마지막 기회를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그러더니 말릴 틈도 없이 갑자기 엎드려서 팔굽혀 펴기를 하십니다. 작은 해프닝일 수도 있지만 저의 마음속에서 작은 슬픔이 밀려옵니다. 장루장애인으로 대장을 모두 절제해서 옆구리에 남은 여생 변주머니를 차고 다니셔야 하는 어르신이 일을 하기 위해서 나눔하우징에 오셨는데 육체적으로 너무 힘든 우리 현장일을 하실 수는 없기 때문에 기회를 드릴 수가 없습니다. 이제 남은 여생을 조용하고 편안하게 소일하시면서 사셔야 할 어르신께서는 임대료 걱정에 아들 뻘도 안되는 젊은 사람 앞에서 젊은이들처럼 일할 수 있다고 주장하시려고 팔굽혀펴기를 하십니다. 

  어떻게 해야하나요. 

  국가는, 지방자치단체는, SH공사는, 나눔하우징은, 

  확답을 듣지 못하고 풀이 죽어 돌아가시는 어르신의 쓸쓸한 뒷모습을 보며 고민이 깊어지는 하루입니다. 

 

 

 

※ 예전 홈페이지에 있던 글을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