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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16-07-14 14:38 

본문

1.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30대까지는 '흐르는 강물처럼'이었다. 주인공은 브래드피트(William Bradley Pitt)였고, 그가  젊었을 때 형제의 성장 영화였는데, 캐릭터가 나와 내 남동생의 성격과 상황등이 비슷해서 좋아했던 영화다. 지금 40대 중반이 되어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머니볼'이다. 역시 주인공은 브래드피트이다. 머니볼은 2002년도 미국 메이져리그 아메리칸 리스에서도 약체였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메이져리그 아메리칸 리그 103년 역사상 20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일약 강팀으로 만든 단장 빌리 빈(역 브레드피트)의 활약을 실화로 만든 영화이다.

 

 이 영화가 주는 큰 매력은 단장 빌리 빈의 야구에 대한 철학과 그 철학을 위험 부담을 안고서도 과감하게 밀어부치는 결단력에 있다.  영화에서 빌리 빈은 20연승이라는 아메리칸리그의 대기록을 갱신하고 나서 부단장과의 대화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난 이 업계에서 오랫동안 일을 했어. 오늘 승리는 곧 잊혀지지. 마지막 게임을 이기지 못하면 지는 거야. 기록을 목표로 삼으면 우리는 상처만 받을 뿐이야.  우리같이 가난한 구단이 승리하면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 난 변화를 일으키고 싶어,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을뿐이야" 결국 그 해에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미네소타에게 지면서 패배한 팀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영화는 빌리 빈 단장이 실패한 것이 아니라 103년 야구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이끌어 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헨리 구단주로부터 단장 스타웃 제의를 받게 되는데 무려 계약금이 1,250만달러(약 131억원)의 제의를 받게 된다. 그러나 빌리 빈은 야구 역사상 가장 높은 연봉의 감독직을 거부한다. 그러면서 영화는 자막이 오르는데 '빌리 빈 단장은 지금도 의미 있는 마지막 승리를 위해 뛰고 있다"고 하면서 끝난다. 

 

 돈이면 역사와 가치, 그리고 수많은 기회까지도 살 수 있는 것이 스포츠계 뿐만 아니라 세상의 질서다. 그리고 자본 앞에서 인간의 승리를 향한 질주는 돈으로 보상되면서 순식간에 그 승리를 가장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러나 영화에서처럼  기록과 순위를 목표로 두면 인간성은 상실될 뿐만 아니라 인류공동체는 상처만 받게 될 것이다. 이것은 아무리 많은 돈으로 가치환원한다 해도 의미까지 만들어 내지는 못할 것이다. 아니 의미를 넘어서 변화를 이끌어 내지는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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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주)살기좋은마을은 최소한 정직한 일터이다. 어르신들과 노숙인들, 그리고 일반직원들 30명이 어울어져 우리들만의 직장을 만들어 가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열악한 택배배송의 수수료 관행 속에서도 묵묵히 말단배송의 일을 성실하게 하는 직원들에게 고맙고 감사하다. 오늘 회사에서 추진했던 아주 중요한 신규사업의 첫 영업결과가 실패로 화답이 왔다. 지난 1년여 간의 노력의 첫 수확이 잘못된 것이다.  그러면서 영화 '머니볼'이 생각났다. 그 영화에서 그렇게 감동 받았던 것이 떠올렸다. 바로 수많은 구단에서 버림 받은 선수들이었던, 스캇 해티버그, 채드 브래드포드 등과 같은 오합지졸의 선수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가능성에 투자했던 빌리 빈 단장의  결단력과 실행력이다.

 

 내 눈에는 우리 회사의 직원 들 중 노숙인들은 보물과 같은 분들이다. 그 분들의 놀라울 정도의 열정을 보았다. 나의 생활쉼터 10년동안의 경험에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역동적인 도전정신과 노숙인들의 변화를 지금 목격하고 있다. 그 한복판에는 빌리 빈 단장과 같은 역활을 하고 계시는 노춘월 부장님이 계신다. 여자라는 편견을 깨뜨리고 성인 남성(어르신, 노숙인) 27명을 하모니를 이루며 아직 완성되지는 못했지만 오케스트라 연주를 하듯 지휘를 하시는 분이 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서 일터를 아름답게 만들어 내는 배송원, 기사 27명과 사무원 2명이 있다. 이것이 이 회사가 존재하는 이유이며, 이분들이 만들어 가는 살기좋은마을이다. 이 회사가 우리 사회에 의미를 던져주기를 바란다. 그래서 오늘 직원들에게 편지를 썼다. 그 편지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이것이 우리 회사의 소통방식이며 가장 자연스러운 회사의 소개이고, 이 글을 여기에 쓸 수 있는 것은 이 홈페이지가 우리 회사를 있게 한 나눔과미래의 홈페이지이기 때문이다. 아래 서신의  내용들이 빨리는 아니어도 좋으니 현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옮겨본다. 

"살기좋은마을 설립자로써 이 회사는 어른신들과 노숙인 등 누구든지 일하시기를 원하는 분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회사가 되기를 희망한다."

 

3.

(참고로 아래 서신의 수신자는 젊은 직원들입니다.)

서신1. 2014. 8. 22(금)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서신.

고생 많으신 (주)살기좋은마을 '마을택배' 직원들께 공지 드립니다. 회사의 매출증대와 택배배송체계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자 무인택배사서함을 개발한 업체와 제휴하여 8단지에 전격 설치를 추진하였으나 오늘 최종 통보 받기를 8단지 주민동대표회의에서 부결되었습니다. 이유는 저희가 개발한 무인사서함을 전체 동 24개에 무상으로 설치하지 못한 것이 이유입니다. 사실 설치비용만 완벽하게 하려면 3억 1천만원(24개동)정도 소요되는 규모였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추진했던 비용은 3천만원 투자에 불과해서 주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습니다. 한편 저희 내부적으로도 이런 완벽한 시스템을 소화하기에는 아직 회사의 인력시스템이 부족함을 압니다.

그래서 부탁드립니다. 8단지와 같은 상황은 곧 다시 만들어 질 것이며, 재래시장과 지역상권을 연결하는 유통시스템도 구상 중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직원 여러분은 많은 준비를 해 주셔야 할 것입니다. 당장은 부족한 것도 있고, 서툰 것도 있지만 괜찮습니다. 하지만, 준비는 해야 합니다. 충분히 숙련된 배송원, 언제든지 투입가능한 기사, 사무실 업무와 현장 업무를 관리할 수 있는 인재가 빨리 우리 안에서 길러져야 합니다. 사람을 키우지 못하는 조직이나 회사는 무조건 시장에서 퇴출되는 것은 역사적으로 증명된 사실입니다.

 

그래서 여러분께 부탁을 드립니다.

첫째, 여러분은 저희 회사의 업무에서 현재 자기가 지금하는 것에 만족해서는 안됩니다. 운전을 못하시는 주임은 운전을 배우셔야하고, 화물운송종사자격증도 취득하여야 하며, 어떤 것이든 자기관리와 잘못된 생활습관까지도 아주 쉬운 목표부터 하나씩 개선해 나가셔야 합니다. 컴퓨터를 모르시는 직원은 컴퓨터를 배우셔야 합니다. 다른 기사들처럼 운전이 안되면 영업이라도 배워서 시장에서 사장들과 만나서 영업을 할 수 있는 능력도 점차 키워야 합니다.

회사에서 더 좋은 급여조건과 더 나은 근로 환경은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내야 합니다. 아무도 회사의 경쟁력을 만들어 주지 않습니다. 그것은 여러분들 한분 한분의 노력과 땀방울이 합쳐저셔 만들어내는 것임을 알아 주십시오.  다른 사람들은 우리가 지금처럼 이 수준에서만 일하기를 바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래야 그들이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고 쉽게 편하게 우리에게 어려운 일들을 위임할 수 있기 때문이죠. (중간 삭제)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주워진 환경을 바꾸어 내는 것은 우리의 노력 밖에는 없습니다. 사람들은 우리들이 언제나 지금처럼 저임금과 고된노동만을 감당해 주기를 바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조잡한 수준의 말단청소를 하기 위해서 사회적기업을 설립한 것이 아님을 여러분들께서 알아 주셨으면 합니다.

 

둘째, 회사의 철학과 함께 일하는 동료를 동지로 받아들이는 자세를 요청드립니다.  지금 고된 일 속에서 동지애 같은 것을 느끼시면 일을 하시는 직원들은 제가 원하고 회사가 원하는 직원상을 잘 만들어 가시는 것입니다. 그런 동지애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이 회사는 단순히 돈만을 벌기 위해서 일하는 쓰레기 같은 회사가 될 뿐입니다. 저는 돈만을 벌기 위해 일하는 직원은 원치 않습니다. 이 회사는 일하는 직원 하나 하나가 자신들의 자아를 실현하고 자신들의 꿈을 발전시킬 수 있었으면 합니다.

 여러분은 누구보다도 존엄하고 귀한 젊음을 우리 회사에 보태어 주고 계시는 것이고, 저는 여러분의 시간과 젊음과 열정을 이어 받아 회사의 철학과 회사가 지향하는 바람직한 사회적기업을 만들려고 하는 것입니다. 즉, 여러분의 꿈과 회사의 방향성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방향성을 가진 사람들이 일을 하기에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습니다. 제가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는 이유는 그런것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일하시는 것들이 아직까지는 저에게 돈을 벌어주지도 못했지만, 만약 돈을 벌어준다고 가정했을 때, 그것이 전부라면 제가 여러분에게 감사할 이유는 없습니다. 돈이 목적이 아닙니다. 우리가 흘리는 땀방울은 우리의 삶의 터전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는 과정이기에 소중한 것이며, 내가 번 것을 통해 가족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어서 소중한 것이고, 어느 누구든지 우리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차별 없이 기회를 줄 수 있어서 우리는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돈이 벌어진다면, 그것은 사람들의 꿈과 삶을 윤택하게 해 주는 것에 사용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이 동지애입니다. 동료애와 회사의 철학을 이해하고 공감하지 못하면 앞으로도 이 회사에서 일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희 회사는 사회적기업 입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 만든 회사가 아니라 지역사회 안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든지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회사가 되는 것이 제1원칙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의 이력서를 크게 따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제2원칙은 번 돈을 1/3은 회사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한 직원들의 복리후생, 즉 임금과 복지에 쓰는 회사로 만들고 싶습니다. 또  1/3은 지역사회의 소외된 이웃들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는 회사가 될 것입니다. 이것은 제가 목사이기 때문에 만든 회사의 철학입니다. 나눔은 성서의 가장 값진 가르침입니다. 그 나눔이 세상을 죄악 속으로 악화시키지 않고, 선한 하느님나라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실천입니다. 나머지 1/3은 회사의 동력, 투자금, R&D 등으로 사용할 것입니다.

저는 경영자입니다. 아직은 저희 회사가 사람에 의해서 풍랑의 돗단배처럼 이리 저리 흔들리지만 곧, 지금 여러분의 힘으로 회사의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시스템이 회사를 건강하게 할 수 있으려면 여러분은 전문성을 가진 직원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회사에서 도태됩니다. 안그러면 배가 침몰하게 되지요. 이것는 조직의 논리입니다. 세상의 모든 조직은 조금이라도 발전하지 않는 순간 침몰합니다. 사람이 많아지면 서로의 이기심 때문에 망합니다. 그래서 관리시스템이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모두가 자기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두셨다가 저와 면담할 기회가 있을 때에 말씀해 주세요. 그러면 반영해서 여러분의 적성을 키워 드리겠습니다.

 

서신2.

셋째, 변화에 대해서 두려워 하지 마십시오. 두려움은 우리가 성장하는데 가장 나쁜 감정입니다. 실패해 보지 않는 사람은 절대로 강한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강하다는 말은 작은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만큼 단련이 되었기 때문에 신중해 집니다. 여러분은 아직 젊어서 모를 수 있지만, 전 안주하는 직원을 가장 경멸합니다. 제 자신도 아직까지 한번도 안주하며 하루를 보내 본 적이 철들고는 없습니다. 물론 30세가 넘어서 철이 들었습니다만..

여러분이 이 회사에서 철들기 바랍니다. 철이 든다는 것은 책임지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업무에 책임지는 연습을 하다보면 회사에서, 아니요 우리 마을택배 공동체에서 아주 소중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여러분이길 소망합니다.

 

넷째, 회사는 생존하지 않으면 문을 닫아야 합니다. 아직은 관리자가 노부장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고민이 큽니다. 여러분을 못믿어서가 아니라 여러분을 기다려줄 만큼의 자본금이 우리 회사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관리에 필요한 사람들, 경력직들이 중간 중간에 입사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분들도 넓은 마음으로 받아주십시오. 그래야만 다양한 능력들이 발휘되는  건강하고 유능한 조직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회사가 돈을 벌기 위해서는 먼저 내부의 인력들의 결속력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야 아이디어 회의를 할 수도 있고, 자신의 말을 마음 놓고 개진할 수 있지요. 그런 회사의 분위기를 빨리 만들어 봅시다. 아직은 좁은 사무실에서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없음은 제가 가장 잘 압니다. 그래서 미안합니다.

우리 스스로 그런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잉여수익금을 창출해야 합니다. 그래서 신규사업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지금 택배만을 가지고는 열악한 수수료로 회사를 운영하는 것도 힘들지경입니다. 그래서 신규사업 아이템을 제안하는 것입니다. 많은 돈을 들이지 않는 것이기에 우리만 기량이 받쳐주고 충분한 인력을 훈련시켜 놓을 수만 있다면 누구든지 신규사업부를 맡아서 해 나갈 수 있으리라 봅니다. 아니 기대합니다. 부정적인 것은 두려움을 만듭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직원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서신3.

지금까지 많은 회사의 입장을 여러분께 전했습니다. 모두가 만날 수 없는 형편을 고려해서 서신으로 갈음하오니 양해해 주십시오. 오늘도 수고 하셨습니다. 오범석 상임이사 배상

 

※ 예전 홈페이지에 있던 글을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