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하나쯤?’ 아니 ‘나 하나라도!’ [2008.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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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16-07-14 16:08본문
2008.5.30
나 하나쯤?’ 아니 ‘나 하나라도!’
이주원
2MB가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도 수입을 허가했다. 그러자 10대들이 가장 먼저 ‘NO'라는 메시지를 여론화 하면서 어느새 청계광장은 촛불광장으로 변했다. 10대는 보수화되어가던 20~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을 광장으로 불러냈다. 아니 10대의 메시지에 다른 세대가 ‘전염’되었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해서 질병만 전염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다. ‘미친 소’ 같은 사회적 사건에서도 아이디어와 메시지가 ‘전염’되는 걸 이번 촛불문화제를 통해서 다시 각인하게 되었다.
누구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나도 그랬으니까. 그런데 그뿐이었다. 시작은 평범했다. 평범한 고등학생이 인터넷에 촛불을 들고 모이자고 했던 것뿐이었다. 그런데 그 사소한 제안이 극적으로 폭발하여 지금은 촛불문화제로 이어진다. 사소한 것이 완강한 2MB 정부의 독단적인 국정운영의 벽을 허물고 있는 것이다.
청계광장에 촛불이 켜지기 전까지는 ‘나 하나가 뭘 할 수 있을까’, ‘나 하나쯤이야’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 하나라도’라고 생각한 고등학생의 결심이 소리 없이 번져가면서 이루어낸 결과는 커다란 변화를 만들었다. 이제 그 누구도 ‘나 하나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두 ‘나 하나라도’라고 생각한다. 물론 ‘미친 소 정국’이라는 특정 상황이 모든 국민들로 하여금 ‘나 하나라도’ 힘을 보태자는 결심을 굳히게 하는 밑바탕이 되었지만, 작은 실천이 전국을 촛불로 수놓게 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티핑포인트(Tipping point), 사소한 것이 극적인 폭발로 인해 커다란 변화를 이루는 그 시점을 일컫는 말이다. 이번 촛불문화제를 계기로 우리사회 곳곳에서 변화를 위한 티핑포인트가 일어나야 한다. 특히 지역사회에서는 너무도 절실하다. 견제 없는 절대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전횡은 2MB에 못지않다.
성북구만 하더라도 수명이 다 되어 붕괴위험 때문에 주민을 소개시킬 수밖에 없는 정릉스카이아파트. 허나 그곳에서 사는 가난한 세입자들은 공공임대아파트조차 들어갈 돈이 없다. 오로지 성북구청과 구청장에게만 목을 매고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성북구청장과 관련 공무원들은 ‘우린 할 도리 다했으니 나머진 너희가 알아서 해라’라는 식으로 요지부동한 채 일관하고 있다. 가난한 정릉스카이아파트 세입자들만 숯덩이처럼 속이 타 들어갈 뿐이다.
주민과 소통, 그게 뭐지? 지방자치단체는 소통과 섬김의 행정이 아니라 군림의 행정을 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NGO들은 파트너십의 상대가 아니라 날파리처럼 귀찮은 존재일 뿐이다. 지역에서 일하면서 항상 그들만의 ‘한나라’임을 재확인하곤 한다. 국회의원도 구청장도, 구의원도 모두 그들만의 ‘한나라’. 이제 지역사회도 커다란 변화를 위한 극적인 폭발이 일어나야 한다. 정치, 문화, 복지, 주민참여, 지방행정 등 모든 분야에서 그들의 ‘이너서클’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
청계광장이 켜진 촛불의 물결이 지역사회 곳곳에 스며들어야 한다. 그 힘으로 생활의 영역까지 커다란 변화를 도모하는 폭발이 일어나야 한다. 우리가 지금 할 일은 지역의 변화를 위한 티핑포인트의 조건을 조성하는 것이다. 내가 속한 지역사회에 자원과 열정을 집중하는 것, 작은 아이디어가 빅트랜드를 창출하듯이 작은 생각과 실천을 꾸준히 해가는 것, 그리고 나 하나쯤이란 체념을 털고 나 하나라도 작은 실천을 하겠다는 참여의식이 그 3가지 조건이다.
※ 예전 홈페이지에 있던 글을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