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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에게 집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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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16-07-1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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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9.26

홈리스에게 집이란?

이주원

 

요즘 우리사회의 화두는 ‘뉴타운’이다. 뉴타운=부동산, 곧 ‘집’이 최대 화두가 되었다. 부동산투기세력은 투기수단으로 뉴타운을, 서민들은 정든 보금자리를 박탈당한다는 의미로써 뉴타운을, 강부자 정권은 경기부양책으로써 뉴타운을 서로 다르게 보고 있다. 같은 ‘집’ 문제인데도.

 

집은 살아가는 데 너무 기본적이고 익숙한 공간이다. 그래서 우리는 집의 의미를 일상생활 속에서 꼼꼼하게 따져보지 않는다. 뉴타운 시대에 집의 의미를 생각하는 까닭은 폭등하는 집값으로 타의에 의해 거리로 내몰리는 그 사람들(홈리스)에게 집은 재테크의 수단이 아닌 생존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집’이라고 부를까? 집이란, 사람들이 들어가 잘 수 있고, 낯선 이들이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고, 법적 권리를 가질 수 있는 사적인 공간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우리가 홈리스 문제를 단순한 주거공간이 없는 사람들의 문제라고만 생각한다면, 이 문제는 해결하기가 오히려 쉬울 것이다. 그러나 도시유목사회에서 정주가 주는 삶의 기반이라는 관점에서 홈리스 문제를 본다면 문제의 해결은 복잡해진다. 정주가 주는 삶의 기반으로써 집은 인간이 사회적 삶을 추구하는 기본바탕이다. 따라서 집은 주거공간으로 쓰일 뿐만 아니라 정서적,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환경으로 역할을 한다. 홈리스는 바로 이러한 여러 가지 역할을 하는 바로 그 ‘집’을 상실한 사람들이다. 

 

그럼 집의 의미와 이를 잃어버렸을 때 나타나는 홈리스의 상실감은 어떨까? ‘집’이라고 말할 때 우리는 물리적 의미를 담고 말한다. 그리고 물리적 의미로서 집을 잃었을 때 나타나는 상실감도 있다. 알다시피 집은 비나 눈보라 등을 막아주고 추위와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며, 위험한 짐승이나 도둑으로부터 지켜주고 휴식을 하거나 편안하게 잠을 자는 등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해결해 주는 공간이다. 그런데 이런 역할을 하는 집이 없다는 것은 엄청난 위기가 닥친다는 뜻이다. 물리적 의미로서 집을 잃어 버렸다는 것은 추위와 더위, 갈취와 폭력 그리고 여러 위협적인 외부환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안전지대를 잃어버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집의 상실은 건강에 위해한 비위생적 상황에 노출되었다는 뜻이다. 이런 이유로 홈리스들이 일반인들보다 결핵 등의 질환비율이 높다. 뿐만 아니라 홈리스들은 외부의 위협적 환경 때문에 정신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받아 일반인들보다 알코올중독, 정신질환자 비율이 높다. 집의 상실은 외부의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가족끼리 단란한 시간을 보내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즉, 가족해체를 의미한다. 대부분의 홈리스들의 가족해체를 경험하며, 가족재결합은 집을 마련하기 전까지 불가능해진다. 

 

사람들에게 집은 여행이 끝난 뒤 ‘쉼’의 공간이며, 은신처이자 안전한 공간이다. 그래서 집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휴식없는 여행이며, 자신만의 공간 없이 도시유목사회에 방치되어 있는 낯설고 불안한 세상살이를 뜻하는 것이다. 이렇듯 사람이 자존감을 지키며 살아가는데 집은 중요하다. 집은 단순한 거처(shelter)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집은 환경을 통해 개인이 중요하고 가치 있게 여기는 것들을 구현하는 일종의 세계인 것이다. 

 

공동체의 관점에서 보면 집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곧 공동체로부터 소외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개인이 사회 내에서 존재하는 한 상호관계, 소속감은 매우 중요하다. 공동체 내에서 멤버십을 가지지 못한다는 것은 중심에 합류하지 못하고 사회외곽을 맴도는 상태이다. 즉, 홈리스는 공동체의 구성원에서 탈락했다는 뜻이다.

 

 

 

※ 예전 홈페이지에 있던 글을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