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바로 은총의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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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16-07-14 17:18본문
2011.9.4
지금이 바로 은총의 때
송경용
한 시기가 저무는 느낌이다. 아니 벌써 저물었는지도 모르겠다. 김수환 추기경님, 리영희 선생님, 법정 스님, 이소선 어머님이 가셨다.
70년대 80년대의 큰 스승들이 가셨다.
그리고 안철수, 박원순의 작은 움직이과 몇 마디에 온 세상이 들썩인다. 70년대, 80년대 성장한 사람들이 중심인 기존 정당과 정치가 딛고 있는 지형이 그만큼 허약하다는 증거이리라. 아니 세상이 변했다는 증거같기도 하다. 여전히 그 당시에 배태된 문제가 지속되고 리바이벌되고는 있지만.
나는 말이 아니라 부딪히고 깨지면서, 특히 사회적 약자들과 온 몸으로 살아온, 그런 쉽지 않은 인생을 살면서 아이도 키우고 공익적인 단체도 세워서 운영해보고 다른 사람들과 폭 넓게 연대하면서 자신을 희생해본 경험이 있는 인생이, 특별히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자신의 주머니를 털 줄 아는 마음이 따뜻한 인생이, 미래를 위해 가보지 않은 길을 거침없이 뚜벅 뚜벅 걸어가본 사람이 정치도 되고 운동도 되고 지도력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요즈음 사대강, 안철수 신드롬, 뻔뻔하고 수준이하의 말들과 행동을 서슴지 않는 보온병 상수, 실상 준표, 십자가 형오, 견찰이라 불리는 검찰과 경찰, 빤스 목사, 개독교, 사대강, 강정마을, 쌍룡, 한진등의 문제를 보면서 우리나라는 참 복받은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적당이 묻혀있던 모순 덩어리들이 한꺼번에 들어나고 있는 이 때가 얼마나 은혜로운 때인가.
안철수,박원순 신드롬을 보면서 여론이 형성되는 새로운 문화를 보여주고 있고, 풀뿌리 시민사회가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는 힘을 가질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니, 그 밖의 것들을 보면서는 성서에 나온대로 꺼풀과 알곡이 가려지고 우리 미래가 어디로 가야하는지 선명하게 그려지고 있으니.
제대로 청소를 하려면 다 뒤집고 헤집어서 구석 구석 쓸고 닦고 다시 배치해야하는데 스스로들 튀어나와주고 있으니 얼마나 고맙고 은혜로운 일인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일본으로 떠나는 신혼 부부와 갓 태어난 쌍둥이를 키우기 위해 애쓰는 초보 부모, 반쪽을 만나기 위해 무던히 마음을 졸이며 애를 쓰는 젊은이들과 아들의 입시와 취업 때문에 마음이 무거운 엄마와 아픈 부인의 간병으로 지쳐가는 친구, 새로 시작한 사업 때문에 밤 잠 못자는 젊은 사업가, 남편을 먼저 떠나 보내고 아들마저 멀리 보내 마음도 외롭고 삭신도 쑤셔 매일 매일 힘들어하는 어미... 월급도 못주고 월세도 못내 결국에는 다시 지하로 내려가는 후배...
정치는 멀고 삶은 절박하다.
내일은 청주를 거쳐 함평을 가야하는데...
바람이 선선하다...
아, 지금이 바로 그 은총의 때!!!
※ 예전 홈페이지에 있던 글을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