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하우징은 왜 빈집에 주목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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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16-10-21 09:02본문
빈집은 흔히들 버려진 집, 폐가라고 생각한다. 두꺼비하우징은 1인 가구 공유주택(셰어하우스)사업을 추진하면서, 이 기존의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빈집은 여러 이유로 기능과 용도를 잃어버리고 도시의 빈 공간으로 방치된 주택이다. 빈집은 버려진 집이 아니었다. 주거용도로써 기능을 상실하여 방치되었지만 재활용을 할 수 있는 '유보상태'의 공간으로 보았다. 다른 방식으로 재생이 가능한 잠재력을 가진 '유휴공간'으로 우리는 인식했다. 두꺼비하우징은 빈집을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공간으로 보면서 네 가지의 사회적 과제를 접목시켜 보기로 했다.
우선, 노후한 주택이 많은 마을에서 사용되지 않고 방치된 빈집을 재생하여 도시의 회복력을 되찾는 것이었다. 둘째, 노후하고 방치된 4인 가구 중심의 기존 주거공간을 1인 가구 중심의 새로운 공간 및 주거형식으로 바꿔서 공급하는 것이었다. 셋째, 노후하고 방치된 빈집을 새로운 주거공간으로 마을에 공급함으로써 지역재생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끝으로 빈집활용 공유주택 사업은 사회경제조직의 성장모델로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더 나아가 '빈집은행', '입주자은행', '참여자은행' 등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관리함으로서 공유경제를 통한 공간의 공유를 실현하는 비전도 지향한다. 두꺼비하우징은 빈집활용 공유주택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사업전략으로 '가치의 차별화전략'을 채택했다. 즉, 사회적 가치를 상품가치로 바꿔서 빈집활용 공유주택에 입주하는 고객들로 하여금 '가치소비와 윤리적 소비'를 할 수 있게 한다는 전략이었다. 물론, 가장 핵심은 '가격전략'으로 주변시세에 80%이하로 가격정책을 썼다.
두꺼비하우징의 공유주택 공가(共家)의 가치 차별화 전략은 Building home, Growing Community, Sustainable Society로 압축된다. 여기까지 두꺼비하우징이 왜, 빈집에 주목했는지를 간략하게나마 이야기했다. 빈집활용 공유주택이 왜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사회적 상황과 두꺼비하우징 공유주택 '공가'의 가격결정 과정을 이야기해보기로 하자. 2010년 기준으로 전국의 빈집은 793,848호 가량 있다고 한다. 빈집의 증가 추세도 엄청나다. 2000년 대비 54.7% 증가했고, 1995년도와 비교하면 무려 117.2%나 증가했다. 그나마 사정이 낳은 서울도 빈집이 78,702호로 빈집은 피할 수 없는 사회문제로 등장했다. 향후 인구감소와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빈집은 빠르게 증가할 것이다.
빈집의 발생 유형을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지방 도시들을 중심으로 구도심 쇠퇴에 따른 공가 발생이다. 지방 도시들은 산업이 쇠락하면서 상당수의 부동산이 비어있는 채 방치되고 있다. 여기에 뉴타운, 재개발사업의 중단으로 인해 노후불량 주거지에서 상당수의 공. 폐가가 발생했다. 향후, 인구감소, 노령화 가속, 지역산업의 쇠퇴, 정비사업의 중단으로 인하여 빈집은 지역사회의 핵심 사회문제가 될 것이다. 빈집은 도시쇠퇴의 경과이며 주변지역의 쇠퇴를 빠르게 진행시키고 주거환경을 악화시킨다. 이에 동반해서 범죄와 화재 등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시민들이 가진 빈집의 이미지는 좋지 않다. 말했듯이 범죄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2006년 김길태 사건이 사례이다. 부산 사상구 덕포동 재개발사업구역 안에서 집안에 있던 예비여중생을 납치, 성폭행, 살해하고 유기한 사건, 정비구역 내 빈집에서 은신 중 검거당한 사건이다. 2012년 고종석 사건도 빈집에서 발생했다. 전라남도 나주 영산포에서 거실에서 자고 있던 7세 소녀를 납치, 강간, 유기한 사건이다.
빈집은 범죄뿐만 아니라, 불법 쓰레기 투기, 위생 악화의 주된 요인이 된다. 빈집으로 발생한 범죄, 화재, 쓰레기 투기, 위생 악화 등의 여러 요인들은 지역을 쇠퇴시키는 가중요인을 다시 작용한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깨진 유리창 이론이라고 한다. 깨진 유리창 이론에 따르면, 지역사회의 물리적 환경이 깨어진 유리창처럼 무질서한 채로 방치되면 해당 지역이 적절하게 유지, 관리되지 않는다는 심리적 인식이 확산되어 범죄가 증가한다. 범죄동기를 가진 사람은 주민들이 동네를 보살피지 않고 파손된 시설물을 방치하는 지역에 있을 때, 어느 누구도 도난이나 파손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으로 여기고 손쉽게 범죄를 실행에 옮기게 된다. 실제로 범죄가 증가하면 동네 거주자들은 거리에 덜 나서게 되고 범죄행위에 대한 자연적 감시가 덜해 범죄는 계속 증가하게 된다.
학자들의 연구결과를 보더라도 도시 내 빈집이 주변에 끼치는 악영향은 명확하다. Schiling(2002)은 도시 빈공간은 범죄와 마약 등의 사회적 문제 일으킨다고 했고, Spellman(1993)은 빈집이 위치한 도시 블록에서 일어나는 마약, 빈곤, 범죄 등 사회문제비율은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높게 나타난다고 했다. Shai(2006)도 저소득, 빈집 분포 등이 화재에 의한 피해율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빈집의 현재는 지역사회 쇠퇴의 핵심요인이자 악영향을 끼치는 공간이다. 하지만 빈집의 미래는 새로운 가능성의 세계이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두꺼비하우징 빈집을 도시재생을 위한 잠재적 수단으로서 거주환경과 지역활성화, 마을재생의 자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빈집은 유휴자원으로써 다양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 가능성은 다양한 용도로 개발(장소의 재생)될 수 있다. 공유주택(쉬어하우스), 주거약자를 위한 저렴주택, 게스트하우스, 커뮤니티 공간, 코워킹 공간으로 빈집은 새롭게 지역사회의 활력으로 등장할 수 있다.
그럼 미래의 재생자원인 빈집의 활용사례를 보자. 부산시 매축지나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에서 방치된 빈집을 활용하여 지역을 재생하는 사례가 있다. 성북구 장수마을에서도 동네목수라는 사회적기업을 중심으로 빈집을 리모델링하여 카페, 순환형 임대주택 등으로 활용함으로써 수익창출은 물론 마을재생에 기여한다. 두꺼비하우징 공유주택 '공가'도 빈집을 활용해서 청년주거 문제의 해결은 물론 마을재생에 기여하는 사례로 손꼽힌다. 한국보다 먼저 빈집을 사회문제로 겪고 있는 일본도 빈집을 지역재생의 자산으로 활용하는 사례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동경시 세타가야구의 '지역공생의 집'이다. 지역공생의 집은 빈집 소유자가 세타가야구에 주민들의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장소로 제공하면, 행정부가 전문가를 파견하여 건축물을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하는 사업으로 만들어진 커뮤니티 공간이다.
빈집은 악화가 악화를 구축하는 공간이었다. 도시 내 쇠퇴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이었다. 하지만 혁신적인 사고를 가지고 창조적 발상으로 바라보면, 빈집은 문제덩어리가 아니라 미래의 무궁무진한 자원이다.
두꺼비하우징 이주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