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하우징, 산새마을 재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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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17-02-24 14:19본문
2011년 봄, 은평구 두꺼비하우징사업이 시작됐다. 은평구청은 16개 주민자치센터(구 동사무소)에서 대상지 신청을 받았다. 신청접수 결과 10개의 대상지가 신청했다. 심사가 시작됐다. 최종 후보로 신사동 237번지일대(산새마을)과 응암동 산골마을이 올라왔다. 심사위원들의 논의는 치열했다. 몇 시간에 걸쳐 논의한 결과 두꺼비하우징사업 시범마을로 신사동 237번지 일대가 선정됐다. 응암동 산골마을은 이후 녹번동 산골마을과 함께 은평구에서 두 번째 주거환경관리사업 대상지로 선정되어 재생사업을 추진했다.
문제가 생겼다. 주민역량 강화사업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은평구청은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 관련 조례가 미처 만들어지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은평구 두꺼비하우징사업 관련 조례는 2012년 하반기에 제정된다. 다행히 사회적기업 (주)두꺼비하우징이 LG전자의 녹색성장지원사업에 공모하여 2억4천만원 가량의 예산을 확보하였다. 이 지원금을 씨앗자금으로 산새마을 재생사업을 시작했다.
산새마을은 재개발사업이 두 번이나 무산된 기억을 주민들이 갖고 있어서, 공동체의 역량이 상당히 낮은 마을이었다. 개발과 관련된 갈등도 잠재되어 있었다. 두꺼비하우징 사업 초기 주민설명회에서 한 주민은 사회적기업 (주)두꺼비하우징을 재개발 정비업체로 오해하고 시비를 강하게 걸어오기도 하였다. 두꺼비하우징사업의 대상지로 산새마을이 지정되었을 때, 이 마을에서 나고 자란 전용희씨(40대, 여)는 마을 발전의 희망을 포기했다고 한다.
"한 때 재개발, 재건축의 기대를 품었던 격동의 시기를 지나 두꺼비하우징 시범마을 선정이라는 사실에 내가 선택했던 은평구청장에 대한 원망을 품은 적도 있었다. '이 마을에는 개발, 발전의 희망이 없나보다!'라는 체념의 시간들이 내 주위를 어지럽게 맴돌던 그 시절, 보잘 것 없었던 나의 소극적인 분풀이 및 저항의 방법은 통장님이 가져오는 설문지에 할당된 작은 지면에 나의 생각을 최대한 글자를 작게 하여 쏟아내는 것이었다. 그리고 한참 동안 재개발, 재건축만이 이 마을의 존재 가치를 달리한다는 생각에 두꺼비하우징 사업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현재 그녀는 은평구에서 소문난 마을활동가로 주민공동체 지원과 마을재생사업에 헌신하고 있다.
마을학교를 시작했다. 총 5강좌로 구성해서 주민들에게 홍보를 했다. 마을학교 첫날 7분의 주민들이 참석했다. 생각보다 적게 와서 실망스러웠지만 첫 출발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다음 주 두 번째 마을학교 날이 돌아왔다. 시작 시간은 되었는데, 오신 주민은 한 분뿐……. 확보한 연락처로 주민들에게 전화를 불이 나게 돌렸다. 결국 한 분이 더 오셔서 두 분을 모시고 마을학교를 진행했다.
좌절감이 밀려왔다. 정부지원을 받아서 하는 것도 아니고, 기업지원을 받고 회사 자부담으로 하는 마을학교인데, 주민들은 너무 관심이 없었다. 포기하고 싶었다. 다섯 번의 마을학교는 평균 7명의 주민들이 참여했다. 마을학교에 들어간 비용은 선물 값 포함해서 무려 1천만원……. 그래도 우리는 포기할 수는 없었다. 산새마을 주민들과 한 약속이며, 은평구청과의 약속이고, 우리 스스로에게 한 약속을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주민들과 만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한 것 같다. 호프데이, 삼겹살데이, 막걸리 사들고 무작정 어르신들과 수다떨기 등 처음 해보는 온갖 일들을 산새마을 주민역량강화와 재생사업에서 다 해본 것 같았다.
두꺼비들은 대장 두꺼비 이주원씨를 필두로 쉼 없이 도전했다. 공생 중에도 주민역량강화 사업과 별도로 물리적 재생을 위해 서울시에 경관가꾸기사업에 공모하여 선정되었다. 비로소 물리적 재생과 공동체적 재생이 동반해서 추진되는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이후 2013년 주거환경관리사업까지 추진하게 되었다. 산새마을은 이후 국토부 경관대상 특별상 등 박원순표 재생마을로 톡톡한 유명세를 누린다. 사회적기업 (주)두꺼비하우징에게 산새마을은 특별하다. 정부의 지원없이 회사가 사업비를 조달하여 재생사업을 시작한 유일한 마을. 초기의 에너지와 열정으로 꿈과 비전을 실었던 마을. 솔직히 산새마을 이후엔 산새마을처럼 회사의 돈과 열정, 에너지를 쏟은 곳은 없다.
아직 산새마을 재생은 진행 중이다. 완성된 재생마을이 아니다. 그리고 여전히 두꺼비하우징은 산새마을 재생에 지원은 아끼지 않고 있다.
두꺼비하우징 이주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