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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성의날] 셰어하우스에 왜 ‘여성’이 많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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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17-03-1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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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주택 입주 문의드립니다”
 
 
또 여성이다. 셰어 하우스 운영기관의 담당자로서 입주 관련 문의를 받는다. 현재 셰어 하우스에 있는 21명 중에 15명이 여자다. 입주 자격 요건이 안된 이들까지 범위를 넓히면 103명 중에 68명이 여자다. 그녀들은 왜 셰어 하우스를 찾았을까. 혹자는 말한다. 남자는 혼자 생활하기를 좋아하고 여성은 집단 활동에 쉽게 적응하기 때문이라는 것. 물론 일종의 성별에 따른 특성에서 이유를 찾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에 국한하기엔 그녀들은 다급하고 절박했다. 한 입주를 문의한 여학생은 “낭떠러지에서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이라고 했다.
 
그녀들은 셰어 하우스를 선택한 것일까. 아니면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함께 살면 좋을 것 같다’라는 기대는 혼자 살았을 때의 막막함에서 비롯된다. 외롭고 적막한 정서적인 위안은 사치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셰어 하우스를 찾은 그녀들은 본질적인 위협을 느끼고 있었다. 몸을 뉘일 수 있는 1평 남짓의 고시원이나 쪽방은 가격은 저렴하나 언제나 범죄의 위험에 노출된다. 문은 열려있고 속옷이 없어졌다. 그래서 조금 더 안전이 보장된 곳을 찾아 갔더니 주거비 부담이 가중된다. 한 달 수입이 140만원 남짓. 관리비와 월세 등 주거비로 60만원이 훌쩍 넘는다. 집이 그녀들의 삶을 억눌렀다.  
 
혼자 사는 여성들은 많아졌다. 2010년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여성가구주는 2000년 약 268만여 가구(18.5%)는 2010년 381만여 가구(22.2%)가 됐다. 5가구 중 1가구가 여성가구다. 혼자 사는 여성들은 가난했다. 전통적으로 여성은 사회적, 경제적 약자였다. 전보다 교육 수준과 경제 활동 참여 수가 많아졌지만 오늘날에도 근로의 지위는 여전히 열악하다. 상용직 비중은 남성가구주가 51.5%인 반면 여성가구주는 25.8%였고 단순 노무직과 서비스, 판매직 등 임시·일용직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소득 차이는 근로 형태와 무관하지 않다. 남성가구주의 월평균 가구 소득은 342.4만원인데 반해 여성가구주 가구의 월평균 가구소득은 194.8만원이었다. 
 
셰어 하우스를 선택하는 20세~30세 초반의 젊은 여성들은 다른 여성가구주에 비해 상황은 나았다. 하지만 이는 상대적인 평가에 불과하다. 학력 수준이 높기에 오히려 학자금 대출로 인해 경제적 부담이 크다. 부양가족은 없지만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부양도 받지 못한 이들이 셰어하우스를 찾았다. 날로 가중되는 취업난에 소득이 적으니 주거비가 버겁다. 집값은 성별과 무관하게 오른다. 그러나 통계청의 분석에 따르면 여성가구주의 빈곤율은 24.8%, 남성가구주는 9,9%로 여성가구주의 빈곤율이 14.9%p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주거비는 2017년 오늘날 여성에게 더욱 가혹하다.
 
1908년 3월 8일 미국의 여성노동자들은 빵으로 생존권을, 장미로 참정권을 외쳤다. 이 시위는 이후 세계 여성의 날의 시초가 됐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여성들의 권리는 신장됐고 전에 비해 사회적, 경제적 사정도 나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곳곳에서 여성들은 더욱 쉽게 좌절한다. 육아와 출산, 이로 인한 경력 단절과 사회 진출 배제된 여성들은 방 한칸 앞에서 또 한번 가로막힌다. “창문이 있어서 제일 좋다”라는 한 입주 여성의 말이 좀처럼 머릿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 여성들을 위해 외치다. 빵과 장미 그리고 오늘날에는 울타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