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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여는집] 전문가가 한 데 모인 곳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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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17-04-2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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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2월, 4년 만에 다시 아침을여는집으로 출근 하게 된 추형선 활동가입니다. 설레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다시 아저씨들과 잘 지낼지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출근을 하고 한 달 정도 지난 즈음에 아저씨 한분이 사무실에 찾아 오셨습니다. (참고로 아침을여는집은 현재 17명의 아저씨 들이 방3개와 큰 거실, 작은 거실에서 함께 지내고 계십니다.

조금 큰 일반 가정집에서 함께 지내야 하기에, 개별적인 공간이 부족합니다. 3~4명이 한방에서, 또는 거실에서 함께 생활합니다. 큰 거실은 저녁때 취침의 공간으로, 아침, 점심, 저녁 식사 때는 식사를 하는 식당으로 사용됩니다.

그런데 큰 마루에 있는 거실 창문이 오래 되어서 그런지 문을 여닫을 때 바람이 불면 유리가 덜컹거렸습니다. 아저씨는 창문이 위험 하니 고쳐야 할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당장 올라가서 확인 해 보니 나무로 된 큰 창틀에 커다란 유리가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집이 오래 되고 많은 사람들이 창문을 이용하여 유리와 나무 고정 틀이 헐거워졌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오래된 창문을 튼튼하고, 보온 방음이 잘되는 이중 섀시로 교체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쉼터 재정 상태가 여의치 않아서 일단 실리콘을 사서 벌어진 창틀을 고치기로 했습니다. 실리콘을 사와서 직접 작업을 하려고 했는데, 입소인 아저씨 중 건물 보수 및 관리를 전문으로 하시는 분이 생각 났습니다. 마침 그분이 실직으로 쉼터에서 쉬고 계셔서 조심스런 마음으로 요청을 드리니 흔쾌히 팔을 걷어 부치셨습니다.

일단 창문의 상태를 앞뒤 위아래 꼼꼼히 살펴보고 이곳 저곳을 만져보시더니 다시 방으로 들어 가셨습니다. 좀 시간이 지나니 커다란 공구 박스를 가지고 나오셨습니다. 얘기는 안하셨지만 본인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이니 제대로 고치고자 일하면서 사용하셨던 연장들을 가지고 나오신 겁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창문 틀을 빼서 벽에 고정 시킨 후, 창문 사방 먼지를 닦고, 벌어진 틈을 일일이 확인 하고, 연장을 가지고 실리콘을 발라야 하는 곳을 문지르기 시작하셨습니다. 이래야 깨끗하게, 튼튼하게 실리콘을 바를 수 있다고 하시면서 묵묵히 작업을 하셨습니다. (저도 예전에 친구 따라서 인테리어 공사를 해본 적이 있습니다. 바로 벌어진 창문 사이를 실리콘을 발라서 임시 방편으로 고정을 하려고 했는데, 하마터면 전문가 앞에서 아마추어가 아는 척 할 뻔 했네요^^)

덕분에 30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안전하게, 깔끔하게, 튼튼하게 작업이 끝났습니다. 뒷정리를 하면서 아저씨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네자, 씩 웃으시면서 ‘별거 아니에요’ 라고 말씀 하시면서 다시 연장을 추슬러 들어가셨습니다.

“아침을여는집에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많아서 맘만 먹으면 집 한 채도 지을 수 있다” 한 아저씨의 말 한마디에 다함께 웃었습니다. 지금은 여러 가지 상황과 문제들로 ‘아침을여는집’이라는 쉼터에서 17명의 아저씨들이 함께 생활하시지만, 조금만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사는 멋진 곳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