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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양천지역자활센터] 일하는 우리가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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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25-10-2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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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1년이 채 되지 않은 어느 5

벚꽃은 이제 막 지고, 장미꽃은 담장에 흐드러지게 핀 초여름이었다.

 

그 무렵 코로나로 모든 것이 정지되어 누군가의 안부를 묻고 걱정하는 일이 일상이었고 우리 센터도 장기간 휴지기에 들어가 참여자들의 소식을 알 수 없었다

언제쯤 출근하는지 문의 전화가 드물게 올 때쯤, 오래전 우리 센터에서 근로했던 참여자의 소식을 접하게 됐다

다급한 마음에 집으로 달려가 문을 두드렸지만 끝내 얼굴을 마주할 수 없었다.

 

그때 비로소 깨달았다. 내가 자활현장 한복판에 서있구나

 

사회가 어수선하고, 경제가 어려워질 때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사람은 경제적 취약계층이다. 내가 이번 달 카드값을 걱정할 때 그들은 생존을 걱정한다

우리 사회의 안전망이 촘촘하다지만 사각지대는 존재하고 주민들은 사회복지 안전망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혼자 어려운 생활을 버티다 구청의 의뢰로 자활센터에 오는 경우가 많다.


9ae42ed5d080632f57c0bb641a110bd6_1761615137_185.JPG                                                                                                                     ▲ 서울양천지역자활센터의 정서적 자활 프로그램 진행 모습  


1년 전 우리 사업단에 신규 참여자가 배정되었다. 오토바이로 음식 배송을 하던 중 사고로 몸을 다쳐 오랫동안 경제 활동을 못해 구청 의뢰로 센터에 오게 된 참여자다

자활센터는 처음이라고 음식 배달을 오랫동안 해서 배송하는 모든 일은 자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생활배송사업단에서 카드 배송을 하는데 처음에는 밤 9시까지 배송을 하고, 심지어 주말에도 고객이 원하면 카드를 전달했다. 그만큼 배송 업무에 진심이고 열성이 대단한 참여자라 초반에는 그 열정을 내려놓으려 상담도 많이 했는데 지금은 다행히 평균을 유지하고 있다.

 

며칠 전 퇴근하는 버스 안에서 자활 종결 후 취업한 참여자를 만났다. 일하는 지금이 너무 좋다고 좀 있으면 희망키움통장이 만기 되는데 집을 자가로 구입할 계획이라고 했다. ‘자가구입한 단어를 힘주어 말하는 그 얼굴이 그 눈빛이 또렷하고 명료해 보여 손뼉 치며 함께 좋아했다.

 

자활근로를 오랫동안 유지하고자 노력하는 참여자가 있는 반면, 마지못해 탈수급을 했는데 그 생활이 너무 좋아서 더 큰 꿈을 위해 노력하는 주민도 있다. 어느 쪽이든 자활센터는 참여자의 경제적 자립과 안정적인 근로를 위해 힘쓰는 게 역할인 것 같다.

 

입사 5년차가 되었지만 1년차 때와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난 여전히 자활 업무가 어렵고, 참여자가 근로 중에 겪는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처하는 순발력이 부족하다. 경험이 좀 더 쌓인다고 부족한 순발력과 어려운 자활업무가 쉬워지진 않겠지만 어제 보다 내일 조금 더 성장하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오늘도 출근한다.

  

진정하라, 슬픈 가슴아!!! 투덜거리지 말아라

구름 뒤엔 아직도 태양이 빛나고 있으니

 

너의 운명도 모든 사람의 운명과 다름없고

어느 삶에든 얼마만큼 비는 내리는 법

어느 정도는 어둡고 쓸쓸한 날들이 있는 법...

 

- 롱펠로우 / 비오는날 -


서울양천지역자활센터 박소현 사회복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