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주거복지센터] 아픈 어머니의 간절한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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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20-09-28 09:25본문
한 장의 내용증명서를 받고 다급한 마음으로 성북주거복지센터 문을 두드린 모녀...
어느 날 목소리에 힘이 하나도 없이 센터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딸과 함께 지내고 있는 한부모 가정의 어머니, 임대인으로부터 한 장의 내용증명서를 받았다고 합니다. 체납된 임대료를 해결 못하면 강제퇴거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겁이 난 모녀는 주민 센터에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으나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고, 센터 연락처만 받아든 채 센터에 연락하게 되었다며 울먹이며 말을 이어갔습니다.
어머니는 재혼한 배우자와 가정폭력으로 7년 전 이혼, 어머니가 운영하던 사업체 부도, 재판, 소송을 겪으며 힘겨운 삶을 살던 중 2019년 병마(췌장암)가 찾아온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져 딸과 함께 보증금 400만원 월세 55만원 성북구 다세대 주택으로 이주한지 얼마 되지 않아 어머니는 쓰러지셨습니다.
암 선고 후 병원입원과 수술, 암재발로 재수술, 항암치료 등 감당하기 힘든 치료비로 임대료 체납은 시작 되었다고 합니다. 체납된 임대료는 쌓여만 갔고 550만원이 체납된 상태에서 임대료를 지불하라는 내용증명서를 받게 되자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보이시는데, 가슴이 먹먹하여 옴을 느낍니다.
항암치료중에도 임대인의 체납임대료 독촉은 이어지다
센터에서는 모녀와 의논하여 임대인에게 내용증명 답변서를 작성하여 보냈습니다. 센터를 통해 주거비를 지원받아 임대료 체납 부분을 일부라도 갚고 다른 주택을 찾아보는 동안 거주할 시간을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또한 어머니에게 6월에 LH전세임대(기존주택 전세임대)입주자모집공고 신청기간을 알려드려, 한부모가정으로 신청하였습니다.
그러나 암 재발로 잦은 병원입원과 항암치료로 몸을 가눌 수 없는 상태에서도 임대인으로부터 체납임대료 독촉과 퇴거하라는 내용증명을 또 다시 받게 되었습니다.
체납임대료 마련을 위한 외부자원신청서 작성 차 연락을 드릴 때에도, 병원입원 중에도 주거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외부지원신청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여쭤보시는데 수화기 너머 독한 항암치료로 지친 몸 상태임이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지친 몸 상태에서도 온통 주거비 마련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더 큰 아픔이었습니다.
아픈 어머니에게는 성북주거복지센터만이 유일하게 기댈 수 있었던 곳이었습니다.
하루는 병원에서 센터로 연락이 와서 ‘너무 감사합니다. 죽을 때 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떨리는 목소리엔 혹시나 본인이 잘못되면 딸은 어찌되는지 걱정하시던 어머니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돕니다.
혼자가 될 딸을 걱정하는 어머니.
재혼하여 늦게 낳은 딸은 21세로 대학에 입학한지 얼마 되지 않아 학업도 중단한 채 어머니의 병원동행과 24시간 병간호로 지내고 있습니다. 아픈 몸으로 센터내방도 어려운 어머니를 대신해 내용증명서 작성을 의논하고 처리하는 든든한 딸이었습니다.
건강이 좋지 않아 언제 죽을지도 모르고 딸은 외동이고 친척이나 가족이 없어서 내가 죽고 나면 도움을 요청할 곳도 물어볼 곳도 없이 혼자 모든 걸 해결해야 하는데, 딸이 마음 놓고 쉴 곳이 있다면, 그래도 조금은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라며, 울먹이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아직도 들리는 듯 합니다. 어머니는 항암치료로 지쳐 가면서도 오직 홀로 남을 딸 걱정뿐입니다.
딸의 주거안정 지원은 계속됩니다.
딸은 홀로 남겨졌습니다.
딸은 어머니를 잃은 슬픔에 잠길 겨를도 없이 어머니의 사망신고를 하고 유품을 정리하고 집안의 물건을 정리 하였습니다. 장례를 치루고 텅 빈 집을 혼자 정리하는 와중에도 임대인의 체납임대료와 공과금의 독촉은 이어졌습니다.
센터에서는 임대인과 협의를 위해 딸과 동행하여 임대인을 만났습니다. 혼자된 어린 딸을 생각해서 센터에서 외부자원을 통해 지원한 임대료 500만원으로 마무리해주시길 부탁드렸습니다. 전세임대주택을 신청해 놓고 9월 중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결과발표가 지연되고 있어 센터와 딸은 애타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센터는 홀로된 딸이 자립 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우리사회의 일원으로 잘 적응 할 수 있도록 함께하겠습니다.
어려움이 있을 때 힘이 되어 줄 것이며, 도움의 손길을 외면하지 않겠습니다.
안정된 주택이 마련될 때까지 성북주거복지센터는 딸과 함께 하겠습니다.
성북주거복지센터 주거복지매니저 김소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