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2026 세계 주거의 날 ‘집걱정 성토대회’ 현장 스케치 ‘집 없으면 못사는데 집 때문에 못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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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26-10-06 10:55본문
“월세가 너무 비싸요.” “이사는 또 어디로 가야 할까요?” “보증금을 떼일까 불안해요.”
10월 1일 저녁, 홍대입구역 앞에 여러 걱정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당신은 어떤 집 걱정이 있나요?’ 커다란 판 위에는 시민들이 붙인 색색의 스티커가 하나둘 늘어갔습니다. 월세부터 이사, 보증금까지 저마다의 걱정은 달랐지만, ‘집’ 때문에 마음 한편이 무거웠던 경험만큼은 낯설지 않은 듯했습니다. 쪽방 주민들의 삶을 담은 사진전도 마련돼 수십억의 고층 빌딩에 가려진 쪽방의 열악함이 더욱 극명했습니다.
이날은 UN이 정한 세계 주거의 날을 맞아 열린 ‘집 없으면 못 사는데 집 때문에 못 살겠다 - 집걱정 성토대회’ 현장이었습니다. 나눔과미래를 비롯한 20여개의 단체가 함께한 ‘2026 세계주거의날 공동행동’이 자리를 마련했고, 청년과 청소년, 쪽방 주민, 재개발 지역 세입자 등이 함께했습니다.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됐습니다. 마이크를 잡은 사람들의 사연은 저마다 달랐습니다. 월세와 관리비가 올라 다음에는 무엇을 포기해야 할지 고민하는 청년, ‘청년안심주택’을 믿고 입주했지만 전세사기 피해를 겪은 세입자, 재개발로 삶의 터전을 떠날 위기에 놓인 철거민의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5년 넘게 공공주택을 기다리고 있는 동자동 쪽방 주민과, 집을 떠난 뒤에도 시설이 아닌 자신이 선택한 공간에서 살아가고 싶다는 청소년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는 곳도, 나이도, 처한 상황도 달랐지만 이야기를 듣다 보면 하나의 바람과 만나게 됩니다. ‘안심하고 오래 살아갈 수 있는 집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는 것.
월세나 보증금 걱정을 조금 덜고, 갑자기 쫓겨날까 불안해하지 않으며,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신의 일상을 꾸려갈 수 있는 곳. 이날 여러 사람의 이야기는 우리가 바라는 ‘집’이 어쩌면 그런 평범한 공간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집 걱정을 풀어보는 노래패의 따뜻한 공연, 마지막에는 참가자들이 함께 ‘주거 골든벨’을 풀며 주거정책과 세입자의 권리를 알아보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이날 한 자리에 모인 집 걱정에는 어느 하나 똑같은 것이 없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매달 오르는 월세였고, 누군가에게는 돌려받지 못할까 걱정되는 보증금이었으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언제 지어질지 모르는 공공주택과 내가 살아갈 곳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가의 문제였습니다. 나눔과미래도 이날 공동행동에 함께하며 다양한 삶의 자리에서 나온 목소리에 귀 기울였습니다. 서로 다른 ‘집 걱정’을 안고 모였지만, 바라는 것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삶의 터전에서 존엄하고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행사의 마지막, 참가자들은 함께 선언문을 낭독하며 목소리를 모았습니다. “집은 인권이다! 존엄한 삶을 이룰 모두의 터전, 평등한 주거권을 보장하라!” 혼자서는 막막하게 느껴졌던 집 걱정을 서로의 이야기로 나누고,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바꿔가겠다는 마음을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세계 주거의 날을 맞아 홍대 거리에서 울려 퍼진 목소리처럼, 누구나 집 걱정을 덜고 안정된 일상을 이어갈 수 있도록 주거불평등을 바꾸어가는 걸음은 계속됩니다. 나눔과미래도 그 길에 함께하겠습니다. 집은 희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