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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양동 쪽방촌 주거권 투쟁 백서 출간회 “보증금도 없는 것들이 서울역 앞 공공임대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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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26-10-0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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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30일 저녁, 반빈곤운동공간 아랫마을에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바로 「양동 쪽방촌 주거권 투쟁 백서」 출간회를 찾아온 걸음이었습니다. 양동 쪽방 주민들과 그동안 곁에서 함께해 온 이들이 모여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쪽방촌에 공공임대주택을 세우기 위한 투쟁의 과정을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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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해방 이후부터 시작됩니다. 양동은 오래전 서역 주변으로 피난민, 귀한동포 등 가난한 이들이 모인 동네입니다. 남산 자락에 형성된 판자촌을 보금자리 삼아,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갔던 이 곳은 그들의 머무를 수 있는 마지막 보루와 같았습니다.

 

판자촌이 철거되고 도심이 재개발되는 과정에서 가난한 이들이 머물 곳은 언제나 없었습니다. 없는 자들이 밀리면 가진 자들의 휘황찬란하고 웅장한 건물이 올라가는 과정이 양동에서도 어김없이 반복되었습니다.

 

78년에 재개발지구로 지정되었던 양동에도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2019년 말부터 양동 주민들은 건물의 안전문제와 리모델링을 이유로 퇴거를 종용당했습니다. 마땅한 보상과 권리에 대한 안내도 없이 회유와 협박 속에서 이루어지는 퇴거. 부당함을 마주한 주거권 활동들과 주민들은 이에 맞서기 시작했습니다. 2021년 6월 양동쪽방주민회가 만들어지면서 주민들의 요구는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재개발 때문에 살던 곳에서 밀려나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 다시 돌아와 살 수 있는 집을 마련해 달라는 것.

 

주민들은 서로를 살피며 투쟁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주민들끼리 서로의 안부를 살피고, 돌봄이 필요한 이웃을 복지제도와 연결하기도 했습니다. 세상을 떠난 주민의 소식을 알리고 마지막 길을 함께하기도 했습니다. ‘집을 지켜달라’는 요구에서 시작했지만, 그 시간은 결국 서로의 삶을 지키는 과정이었습니다.

 

만 6년의 활동 끝에 당초 정비계획에는 없었던 공공임대주택이 양동에 들어섰습니다. 2025년 9월에는 첫 입주도 시작됐습니다. 이날 출간회에서는 이렇게 쌓여온 시간을 백서의 순서에 따라 하나씩 펼쳐봤습니다. 물론 이날의 이야기가 “공공임대주택이 생겼으니 잘 끝났다”로 마무리된 것은 아닙니다. 2019년 471명이었던 주민 가운데 해든집에 처음 입주한 주민은 142명이었습니다. 재개발이 진행되는 동안 여러 이유로 동네를 떠나야 했던 주민들이 있었고, 쪽방에 살고 있었지만 입주하지 못한 주민들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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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집을 만들어냈지만, 그 과정에서 떠나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 백서에 담겨 있습니다. 무엇보다 양동 주민들은 오늘의 기록이 앞으로 다른 곳에서 가난한 이들의 주거권을 지켜가는 데에도 보탬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양동의 이야기는 백서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 기록이 또 어디에서, 누구의 이야기를 시작하게 될지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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