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국] 인도와 파키스탄의 빈민 가정 어린이들과의 나눔과미래의 동행, 그 첫 번째 이야기
페이지 정보
나눔과미래 22-02-24 13:42본문
“우리나라에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은데, 왜 다른 나라 사람들을 도와야 하나요?” 라는 질문을 종종 받았습니다. 저도 본 활동을 하기 전에 슬며시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주거권 보장 활동을 하는 단체에서 왜 해외에 있는 아동들의 교육 지원 활동을 하는 것일까?” 라는 앞선 의문들에 대해 저는 과연 답을 찾았을까요? 찾았다면 어떤 답을 찾았을까요? 답의 첫머리를 나눔과미래의 해외지원사업에 대해 소개드리며 풀어가고자 합니다.
인도에서 요청한 도움의 손길, 나눔으로 답하다
나눔과미래 해외지원사업의 시작은 지금으로부터 약 12년 전입니다. 2010년,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빈곤가정 아동들을 돌보고 있던 현지인이 나눔과미래에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현지인은 과거에 나눔과미래 이사장님과 연이 있던 분이었고, 그의 도움을 외면할 수 없어 현지 사정을 좀 더 자세히 알기 위해 다음해 인도와 파키스탄을 직접 답사하였습니다. 그렇게 방문자들이 마주했던 현실은 상상 그 이상의 것이었습니다.
우선 인도에서 도움을 요청한 곳은 하이데라바드 주에 위치한 고아원(Interfaith Childeren’s gome)이었습니다. 인도에는 카스트제도라는 신분제가 여전히 사회에 통용되고 있습니다. 신분제의 최하위 계층인 달릿은, 출생부터가 죄악인 이들로 분류됩니다. 차별의식이 심한 지역에서는 달리트가 길거리를 지나가면 그곳이 오염되었다며 청소를 합니다. 달리트가 다른 카스트 사람과 신체 접촉을 하게 되면 이를 이유로 집단폭행을 당해 죽는가 하면, 브라만이나 크샤트리아처럼 고급 카스트와 신체접촉이 발생할 경우 총에 맞아 죽는 일도 오늘날에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고아원은 이렇게 달릿계층으로 태어나 부모를 잃거나 한부모 가정의 어린이 40여명에게 먹을 것과 잘 곳을 내어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온전한 성장을 위해서는 교육이 절실했고, 이를 위한 학교가 필요하였습니다.
나눔과미래는 달리트 아동을 위한 기숙학교 필요에 대한 취지에 공감하였고 그 다음 해인 2011년부터 ‘아름다운 100인’ 모금과 성북구 내 기업인 등 세움후원회 모집을 시작합니다. 모금에 동참해준 많은 분들 덕분에, 2012년 9월에는 학교 부지를 계약하고 2013년 10월 건축 허가를 얻기에 이릅니다. 2014년 3월에 학교 건물을 착공하였고 2015년 6월 비로소 완공되었습니다. 기숙학교는 Beautiful Hands Grammar School(BHHS)이란 이름으로 그해 2015년 9월 개교, 2016년 6월 첫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인도는 학기 시작이 6월입니다.) 허허벌판인 땅에 학교가 지어지다니, 그것도 인도 내에서 조차 버림 받는 달리트 아동들을 위한 기숙학교는 설립 자체만으로도 매우 감동스럽게 느껴졌습니다.
| | |
기숙학교 공사 현장 모습(2014~) | 기숙학교 완공 모습(2015.6) | 나눔과미래, 현지 학교 방문(2015.9) |
일평생 글자도 배우지 못하고 자라날 파키스탄 아이들
이어서 파키스탄입니다. 파키스탄 역시 2011년, 수도인 이슬라마바드에 위치한 공부방에서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세계은행이 발표한 ‘2015년 세계개발지표’에 따르면 파키스탄 인구 중 50%이상이 빈곤선 아래에 있었습니다. 국민의 12.7%가 극빈층으로 분류되는 하루 1.25달러 이하의 수입으로 살고 있다고 보고된 바 있을 정도입니다. 때문에 기본적인 생계 유지조차 어려운 빈곤가정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학교는 너무나도 먼 이야기입니다.
특히 파키스탄의 국공립초등학교에 입학 하려면 출생 증명서, 부모 소득 증명서 등 각종 서류를 필요로 하고 입학시험에 합격해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롭습니다. 사립학교는 높은 교육비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빈민가정 아동은 별도의 지원 없이 기본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전무한 상태였습니니다. 이로 인해 빈곤층의 문맹률이 매우 높고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이 고착화됨에 따라 빈곤은 대물림되기를 반복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가난이 세습되는 고리를 끊기 위해 세워진 공부방 Shine school은 34명의 어린이(4-6세) 대상으로 초등학교 입학을 위한 기초 교육을 제공하고 가구상담, 행정 지원을 통해 학업능력이 향상된 어린이들이 국공립학교에 입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허나 지속적인 운영을 하기에는 정부의 지원은 일체 없었고 지역사회 자체가 빈민가에 위치해 있다보니, 내부적으로 지역적 자원을 확보하기에도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대외적인 후원을 찾아가는 중, 나눔과미래와의 연이 닿게 되었습니다.
![]() | | |
공부방이 위치한 이슬라마바드 전경 | 공부방 외부 모습 | 공부방 내부 모습 |
나눔과미래가 해외 빈곤국가의 어린 아이들의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는 첫 걸음이 그렇게 시작이 되었습니다. 이후 무엇을 아이들이 배워나가고 어떻게 성장했는지, 또 지금 인도의 기숙학교와 파키스탄 공부방은 어떤 모습일지에 대해서는 다음 활동글에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나눔과미래 사무국장 전효래